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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정운찬 경계…"'무난하다'는 멘트면 무난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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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정운찬 경계…"'무난하다'는 멘트면 무난하겠나?"

한나라, '정운찬 총리' 두고 계파간 온도차 뚜렷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국무총리 지명과 현역의원 3명의 입각을 두고 한나라당에선 계파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친이계와 중도 성향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밝힌 반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말을 극도로 아끼는 분위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운찬 전 총장이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이고 경제에 밝기 때문에 경제 살리기에 적합하고 국민 통합에도 적합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 잘된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임태희, 최경환, 주호영 의원의 입각과 관련해 "정치인 3명, 그리고 한 분은(보건복지부 전재희 장관)은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내가 주장한 3~4인의 정치인의 입각 요구를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줬다"고 자찬했다.

그는 그는 곧 있을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지금까지 도덕성 측면에서 너무 많이 무게를 두고 따져왔다"며 "직무 수행 능력에 초점을 맞춰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미리 방어막을 치기도 했다.

친박 "김종인이나 강현욱이면 걱정 없었을 텐데"

친이계인 공성진 최고위원도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인사"라며 "일단 총리는 화합형 총리가 됐고, 그동안 당청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정치인 입각으로 그런 부분이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희룡, 김성식 의원 등 계파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중도 성향 의원들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친박근혜계의 반응에는 경계심이 역력하다. 정 후보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차기 대권주자군이 넓어진 게 현실이고, 박근혜 전 대표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충청권을 이 대통령이 정운찬 카드로 치고 들어온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평가를 유보한 채 "정운찬 전 총장을 위시한 이번 내각이 화합과 통합의 내각이 되길 바란다"고만 밝혔다. 친박계 김선동 의원도 "전체적으로 무난한 내각"이라면서도 말을 아꼈다.

복수의 또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무난하다' 정도로 멘트를 하면 어떻느냐"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내심 경계심이 엿보이고 있다.

한 친박 관계자는 "지금은 관망하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지 않냐"면서도 긴장감을 표했다. 이 인사는 "강현욱, 김종인 이런 분들이 총리에 기용됐다면 차기에 대한 긴장감이 없었을 것인데 차기후보군이 하나 늘어난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중도통합 컨셉의 후보군이 되는 것이고 박근혜 전 대표를 오른 쪽으로 밀어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인사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당장 각을 세우고 공격하고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지명된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일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출국하기 전 청와대와의 상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친박으로 분류되는 사람으로서 내각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당 화합의 단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복수의 친박계 의원들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이를 '계파 화합'의 신호탄으로 확대해석하지 말라는 것. 최 의원이 당내 친이계 주류 틈에서 수석정조위장을 맡아 큰 역할을 한만큼 친박계 중에서도 계파색이 비교적 엷은 인물이라는 점도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한구와 안상수의 정반대 주문

한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전체적으로 괜찮은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어떤 자리에 가면 눈치나 보고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우려되는데, (정 후보자가) 그 부분을 잘 해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총리라는 중책의 자리에 오르면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정치를 하거나 행정할 수 없다. 자기 생각과 다르더라도 국민, 한나라당 뜻은 무엇인지 헤아려 슬기롭고 합리적으로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정 후보자에게 미리 견제구를 날린 것과 정반대다.

정치인 입각이 현실화됐지만 의원회관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자천 타천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의원들은 사무실 분위기가 침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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