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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흘 만에 검찰에 꼬리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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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흘 만에 검찰에 꼬리 내리나

한나라 "정치 개혁" VS 야당 "검찰 개혁"…여론 향배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던 한나라당이 서서히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오히려 이같은 로비 사건에 검찰이 나서는 것을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하다"는 쪽으로 해석하고 정치개혁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무성,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이 "성숙한 자세"

전날까지도 "청목회 사건으로 (국회를) 벌집을 쑤시듯 하느냐"고 법무부 이귀남 장관을 향해 쓴소리를 냈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의 (청목회 로비) 관련 의원들이 모여서 검찰조사에 모두 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법을 존중하는 성숙된 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소환 조사 등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한데 비해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에 응하기로 한 것을 "성숙한 면"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정옥임 원내공보부대표는 비공개로 이뤄진 원내대책회의 브리핑을 통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정무적 차원에서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고 주위깊게 지켜보겠다"는 당 차원의 결정을 전했다.

정 부대표가 언급한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전날 청와대 관계자에 의해 제시됐던 "국민 70%가 이번 수사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대표는 "구속영장이 52부가 발부됐었다고 하는데 이는 사법부가 정치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인식 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압수수색 등) 부당한 일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검찰 관련 대응에 대해 '강경'과 '자제' 사이에서 머뭇거렸던 한나라당이 서서히 꼬리를 내리고 있는 정황은 여기저기에서 포착되고 있다.

법제ㆍ사법 분야를 담당하는 주성영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청원경찰 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100만 원 남짓의 월급을 받는데, '국회의원들이 그 피땀 어린 돈 10만 원, 20만 원씩 떼서 모은 로비자금에서 후원금을 받았다니 너희들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국민의 지적은 옳다"며 검찰 수사를 되려 촉구했다.

이는 현재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옹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이 나서 반발할 경우 지게 될 정치적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 여의도 정서'가 팽배해지는데 대한 당내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를 '반 여의도 정서'로 풀이한다는 것은 검찰 개혁이 아니라 정치 개혁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청목회 수사'는 '청와대 發' 정치개혁의 신호탄?

한나라당 내에서 '청목회' 사건에 대한 여론은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정옥임 공보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결과를 전하며 "당 내에 정치개혁특위 구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대표는 "정개특위가 구성된다면 이번 청목회 사건으로 후원금 제도 등을 엄격하게 규제했던 '오세훈 법'에 대한 손질 요구가 절실한만큼, 이를 합리적으로 개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그 외에 재외국민 투표 관련 문제, 선거구제 개편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정치 개혁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고건 위원장)이 연말에 제시키로 한 선거구제 개편안과도 맞물릴 수 있는 일정이다. 사통위는 지난 6월 선거구제 개편 방안과 관련해 대통령에 직보를 하며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었다.

"김무성 대표가 야당에 정개특위 꾸리는 것 등을 제안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 부대표는 "일단 당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정치권 여론 안좋다" VS "검찰 여론 안좋다"…누가 맞을까?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의 입장은 다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전날 "청와대에서는 70%가 검찰수사를 지지한다고 했던데, 우리가 자체 조사를 한 결과는 '검찰 수사를 지지한다'는 의견과, '검찰 수사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반반이더라"며 "앞으로 여론 추이가 어떻게 갈 지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청목회 사건과 관련한 여론이 검찰과 한배를 타려는 여당에 유리할지, 전면 반발하는 야당에 유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청와대 대포폰 사건'으로 다시 불거진 민간인 불법 사찰 재수사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검찰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이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검찰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옥임 부대표는 검찰 개혁 등을 다룰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에 대해서는 "오늘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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