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제 생겨도 4대강 준설토 무조건 처리하라"

김우남 의원 "농어촌공사, 靑 지시로 불법 저질러"

한국농어촌공사가 청와대 지시로 농경지 등에 4대강 사업의 준설토를 반입하면서 "문화재지표조사 등의 문제가 있더라도 반입 시기를 무조건 단축할 수 있도록 검토하기 바란다"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문화재지표조사를 마치지 않고 준설토가 반입된 사례가 나와 "청와대 지시로 불법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12일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어촌공사의 공문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지난 5월 준설토 반입계획을 주단위로 작성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문서를 지역본부에 보내며 "청와대 지시 사항"으로 "현재 하천에 적치된 준설토는 6월 둘째 주까지 반입하라"고 적시했다.

이 문서에는 "비닐하우스, 문화재 지표조사 등의 문제가 있더라도 반입시기를 무조건 단축할 수 있도록 검토하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의원은 "실제로 26개 지구가 지표 조사 전에 준설토 반입이 이뤄졌고, 37개 지구는 문화재 추가조사 이전에 준설토를 반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문화재 지표조사를 마치지 않고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등을 강행한 뒤 준설토를 반입한 것이다.

김 의원은 "문화재 지표조사는 법적 사안이고 이를 위반할 시 징역 5년 이하 벌금 5000만원 이하에 처해지는 중죄"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공공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벌어질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하천에 적치된 준설토를 6월 둘째 주까지 처리하라는 게 청와대 지시사항이다. 책임은 청와대고, 청와대가 결국 불법 공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이고 친이계인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은 이같은 공문이 공개된데 대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청와대 지사사항은 사장 결재로 나간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홍 사장은 "(준설토 반입을 위해 농경지 등) 형질변경 허가를 받는 게 원칙이지만 국가 이익의 국책사업 할 경우 지자체의 동의를 받으면 할 수 있다"고 반박했고, 문화재지표를 무시한데 대해서도 "원형지가 훼손된 곳은 문화재 지표조사를 할 수 없다. 그런 지역이 상당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원희 부사장은 공문을 두고 "청와대 지시는 없었다"고 부인하며 "팀장 전결로 나간 것 같다. (청와대 지시 등을 공문에 포함한 것은) 잘못된 내용이지만 실무자가 국책사업을 잘하고자 그런 일을 한 것 같다"고 발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