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 "개탄스럽다" 등의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특보가 송 장관의 '김정은 참수 부대 창설'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되는데, 공식 석상에서의 언행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 장관은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정인 교수는 제가 입각하기 전에 한두 번 뵌 적이 있었지만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할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송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문 특보가 북한의 핵 동결과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축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지난 6월 강연과 송 장관이 언급한 김정은 참수 부대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는 부분을 문제 삼으며 송 장관에게 "왜 반응을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송 장관은 "참수 작전이 부적절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문 특보에 대한 위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 15일 <오마이뉴스>에 출연해 "북한이 우리 대통령에 대해 참수 작전을 펼치겠다고 하면, 우리도 적대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12월에 창설되는 부대도 '참수 작전' 부대가 아니"라면서 "미국의 네이비실이나 UDT와 같은 특수부대인데, 국방장관께서 상당히 부적절할 표현을 쓴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decapitation'이라는 영어를 번역하면서 '참수'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건 '궤멸'이나 '와해'로 번역하는 게 더 적절하다"며 "이걸 지난 정부에서 '참수'라고 해놓고 군에서 보편적 용어로 통용하고 그걸 잘 한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부적절한 표현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가 문제 삼은 송 장관의 발언은 지난 4일 국방위원회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참수 작전의) 개념을 정립 중인데 올해 12월 1일 부로 부대를 창설해서 전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30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만나 전술핵 배치 문제를 거론했다. 이후 4일 국회에서 송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라는 대안도 깊이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국방위에서 송 장관은 전술핵 배치로 북한과 이른바 '공포의 균형' 이 가능하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전술핵을 가지고 공포의 균형 가능한가, 그런 것을 가지지 않더라도 한미 연합 방위태세와 굳건한 한미 핵 정책에 따라 시공간을 초월한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가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후 송 장관의 답변 태도가 달라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어 "4일에는 국방장관으로서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에서) 발언한 것"이라며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사안을)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한 뜻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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