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황장엽(87)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도 이를 애도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등 정부 부처에서는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특히 황 씨가 망명할 당시 그의 입국을 허가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황 선생은 훌륭한 애국자"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황 선생은 전장을 막고 북한의 세습 독재에 대한 허구를 통렬하게 질타하던 훌륭한 애국자였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김기수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집요한 살해 음모를 잘 견뎌내셨다. 나와 매달 한 번씩 오찬을 함께 하면서 북한의 민주화와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해오시던 분이라 심심한 애도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DJ정부 대북 정책의 핵심을 담당했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정감사점검회의에서 "어떻게 됐든 우리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와서 계시다가 이렇게 급격히 사망하신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황장엽 선생은 북한에서 주체사상을 세운 학자이면서 민족에 대한 뜨거운 열정도 갖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 정당들은 황 씨를 애도하는 논평을 냈지만 박 원내대표의 발언을 제외하고 민주당 등 진보 정당은 따로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많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한나라당은 민족의 평화를 위한 고인의 용기있는 행동을 높이 평가하며, 고인의 업적을 초석으로 삼아 대한민국의 안보와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윤혜연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북한 정권의 광폭성을 질타해오던 노영웅의 서거를 애도한다"며 "노구를 이끌고 자유 대한으로 넘어와 높은 뜻을 펼치지 못하고 가신 고인의 한많은 생에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북한을 겨냥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황 씨를 애도하는 논평을 냈지만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씨가 상임고문으로 있던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북한민주화운동의 거목이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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