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화성-12형의 전력화가 실현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에 쏘아 올린 화성-12형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됐다는 점을 공개했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 기동성과 은밀성을 높였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앞으로 모든 훈련이 이번과 같이 핵무력 전력화를 위한 의미 있는 실용적인 훈련으로 되도록 하고 각종 핵탄두들을 실전 배비(배치)하는데 맞게 그 취급질서를 엄격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무제한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핵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제는 그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자신이 계획한 바 대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이른바 '마이 웨이'(My Way) 중"이라며 국제적인 제재 움직임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이번 시험 발사를 통해 화성-12형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미사일의 최대 고도나 사거리, 대기권 재진입 여부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미국 민간단체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박사를 인용, 화성-12형에 정밀 조종 유도 체계가 탑재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괌의 앤더슨 공군 기지를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올브라이트 박사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서도 "화성-12형 재진입체의 표면 최대 열소비율과 총괄 열 흡수율이 1만km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때의 절반 수준"이라며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역시 이번 시험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적을 산산조각낼 것"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17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한에 대해 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압박 정책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상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정권이 도발할수록 더 강화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받게 돼 몰락의 길로 들어설 것임을 깨닫게 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이후 외교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북한이 다시 한 번 주변국과 전 세계에 완전한 경멸을 보여줬다"며 "미국의 첨단무기가 우리의 적들을 산산조각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전략 폭격기인 B-2를 배경으로 연설한 트럼프는 "우리가 가진 (군사) 옵션이 효과적이고 압도적이라는 점을 어느 때보다 확신하게 됐다"며 군사적 선택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역시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군사적 선택지가 없다고 언급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 군사적 선택지는 있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군사적 방식이 "지금 우리가 선호하는 방안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맥마스터 보좌관은 "(국제사회가) 제재를 엄격히 이행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경제적 조치와 외교적 진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는 문제를 뒤로 미뤄왔고 이제 막다른 골목에 봉착했다"고 말해 군사적 선택이 머지 않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역시 "더 많은 (대북) 제재가 취해질 수 있다"면서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군사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것에 열려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그는 "북한에 대해 무역의 90%, 유류 공급의 30%를 차단한 이 시점에 안보리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다"고 말하며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재차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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