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무장 폭동'이라고 비하하는 인터넷 게시물까지 만들어 올리는 등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으로 온라인 여론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15일 국정원 적폐청산 TF와 사정 당국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은 2011년 9월 한 보수 성향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그들만의 민주화 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민주화 운동을 '망할 민(泯) 빌 주(呪) 재앙 화(禍) 죽을 운(殞) 얼 동(凍)'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서남부에 위치한 즐라인민공화국 슨상교도들이 일으킨 무장폭동을 김미화 해서 부르는 용어'라면서 '뜻풀이: 홍어들이 대한민국 망하길 빌다가 재앙을 맞아 얼어 죽을 몹쓸짓거리'라며 '요곳이 민주화운동이랑께 긴께 우덜이 민주화 해부렀당께'라고 썼다.
'홍어'와 '슨상'은 극우성향 인터넷 사이트에서 각각 호남 지역 사람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말로 쓰인다.
개그우먼 김미화씨는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주도로 구성된 '좌파 연예인 대응 TF'가 선정한 '연예인 블랙리스트' 피해자 82명 중 한 명이다.
이들은 같은 게시물에서 '뇌물짱을 외치며 부엉이바위와 무등산에서 번지점프를 하며 절정에 이르렀다가'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당시 국정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사진도 올렸다.
김 전 대통령이 환히 웃는 사진을 배경으로 '김대중을 중국어로 읽으면 jin da zhong(찐따종)'이며 '참뜻 : 13억 짱깨들도 인정하는 글로벌 찐따'라고 썼다.
전날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시기 국정원의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 퇴출활동과 관련해 원 전 원장과 김 전 실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심리전단이 각종 보수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방법으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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