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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두목에서 ‘인권운동가’ 된 이상훈씨 “해외 떠도는 카지노 앵벌이 국가가 구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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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두목에서 ‘인권운동가’ 된 이상훈씨 “해외 떠도는 카지노 앵벌이 국가가 구제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교도소 인연 등 파란만장한 ‘풍운아’

과거 유명한 조폭 두목에서 인권운동가로 변신한 이상훈 씨(65)는 “정부는 마카오 등지의 해외카지노에서 앵벌이와 창녀로 비참하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구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영등포 조직폭력인 ‘대호파’ 보스로 활동하다가 검거된 그는 밀고자 살해를 위해 법정에서 교도관을 인질로 잡고 탈주극을 펼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재소자들에게 ‘지옥’으로 알려진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 그는, 재소자 인권개선과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며 집단단식과 폭동을 주도해 쇠사슬과 수갑을 찬 채 독방에 감금된 이후 인권운동가로 바뀌었다.

▲교도소에서 13년 6개월을 복역하고 특별가석방된 이상훈씨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풍운아였다. ⓒ프레시안

출소이후 주먹세계와 담을 쌓은 그는 가발과 귀금속 사업을 거쳐 영안모자의 계열사인 자일개발㈜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전락원 전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을 비롯해 전두환 전 대통령, 김도언 전 검찰총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시라소니(이성순), 서방파 김태촌 등과 각별한 인연을 맺기도 했다.

특히 그는 불법 원정도박의 폐해를 파헤치기 위해 4년 6개월간 유럽지역의 카지노를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명소설 ‘카지노의 음모 롤링’을 통해 국내 최초로 카지노 앵벌이들의 비참한 실태를 고발했다.

그는 “해외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한 여성들은 몸을 팔면서 마약에 중독되어 파멸의 늪에 빠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정부는 카지노 앵벌이로 전락한 이들을 구제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3가 ‘단성골드’ 인근 카페에서 만나 그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이 쓴 ‘롤링’은 해외 카지노의 어두운 실상을 담고 있다.

“니스 등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유명 휴양지에는 카지노가 즐비하다. 이런 곳에서 한국의 여성들이 재산을 탕진하고 여권을 맡긴 뒤 돈을 빌렸다가 몸을 파는 창녀생활을 하거나 카지노 앵벌이로 한국인 관광객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권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는 이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성가족부가 주도해 사법기관, 현지 외교공관과 함께 이들을 한국에 송환토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나 역시 앞장서서 현지 마피아와 교섭에 나설 수도 있다. 연약한 여성들이 해외에서 비참하게 당하고 있는데 고국이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를 고발하기 위해 카지노의 음모 롤링을 썼다.”

-유럽의 휴양지 카지노에 실제 그런 사람들이 많은가.

“화려한 휴양지의 카지노 뒤안길에는 도박으로 망가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한국인들은 현지 가이드에 의해 카지노에 접했다가 가진 돈을 다 털리고 여권까지 담보로 맡기고는 빈털터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귀국도 하지 못하고 현지 마피아 조직에 소속되어 몸을 팔면서 신세를 한탄하다가 마약에 빠지게 된다.

4년 반의 세월동안 유럽지역 유명 카지노를 찾아다니며 취재한 내용이 롤링에 나와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카오 역시 비슷하다. 마카오에서 앵벌이가 된 한국 여성들은 홍콩이나 중국 본토로 팔려가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으로 보면 500명 이상 되는 걸로 알려졌다.”

-해외 카지노는 아직도 마피아와 연결되어 있나.

“유럽지역 카지노는 현지 마피아가 장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VIP룸은 마피아와 연결되어 정켓방을 운영하고 사채업도 모두 마피아와 연계된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으면 귀금속이나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데 결국은 목숨을 담보하게 된다. 동남아의 마카오나 필리핀도 삼합회 및 현지 조직폭력배와 연결되어 있다. 마카오 호텔에서 윤락을 위해 전화를 하면 15분이면 원하는 한국여성이 도착한다.

중국인들보다 한국여성들이 인기가 높아 삼합회는 당연히 한국여성을 선호하고 있다. 마카오 현지에 가보면 이런 사실은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역시 현지 마피아가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화려한 카지노의 이면에는 거대한 암흑세계가 버티고 있다.”

-보통의 카지노에서는 사기도박이 없는 것으로 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켓업자가 낀 해외 카지노는 미리 배열된 ‘탄 카드’를 쓰거나 밑장빼기를 하는 등의 사기도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아야 한다. 과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수조 원대의 재산을 탕진한 모 재벌의 경우도 사기도박에 당했지만 자신은 이를 몰랐다.

한국의 강원랜드에서 사기도박으로 돈을 딴 사람이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강원랜드 핏보스 등 관리자가 사기도박 유형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카오나 유럽의 경우 사기도박을 할 경우 카지노를 벗어나는 즉시 마피아나 삼합회에 의해 아무도 모르게 죽임을 당한다. 한국에서는 가벼운 형사 처벌에 그치지만 외국에서는 사기도박은 용납이 안 된다.”

▲조폭 두목출신이 해외 카지노에서 비참하게 살고 있는 여성 카지노 앵벌이들의 비참한 삶을 고발하는 카지노의 음모를 쓴 책, 롤링을 펴냈다. ⓒ프레시안

-‘롤링’에 나오는 미모의 한국여성은 필리핀에서 막강한 로비스트로 활동했다.

“그렇다. 한국에서 영화배우로도 활동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성이다. 박정희 정권 말기 경호실장의 숨겨진 애인으로 지내다가 정권이 바뀐 뒤 필리핀으로 떠났다. 그는 필리핀에 정착한 뒤 곧장 한국 경호실장의 소개로 알게 된 필리핀 군부 고위 장성의 애첩으로 생활했다. 이후 예편한 고위 장성은 필리핀 정부의 2인자가 되었다.

이 여성은 그 남자 덕분에 정부가 발주하는 건설공사 수주와 철강제품 납품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로비스트가 된다. 한국의 유수한 건설회사가 이 여성 덕분에 미국과 일본의 유수 건설회사를 따돌리고 대형공사를 수주했다. 또 국내의 민간 철강회사도 역시 이 여성을 통해 철강제품을 납품했다. 건당 최소 수십억 원의 로비자금이 이 여성에게 제공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여성은 필리핀 카지노 업계에도 막강한 입김을 자랑했다.”

-‘롤링’에 소개된 유럽 카지노의 사기도박 이야기도 사실인가.

“당연한 이야기다. 유럽에서 카지노 타짜로 알려진 여성과 한국인 여성의 만남과 마피아들의 결투도 마찬가지다. 나라와 지역마다 마피아들이 카지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칸느 영화제가 매년 열리지만 그 이면에는 카지노에서 사기도박꾼들이 돈 많은 갑부를 노린다. 한국의 아름다운 여성들과 졸부들이 표적이다. 이런 사실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4년 6개월간 현지 확인을 통해 파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교도소에서 함께 생활했다고 전해진다.

“1981년 김대중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청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당시 자주 뵙게 되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교도소에서 꽃을 가꾸는 취미생활을 하셨다. 그런데 한 교도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키우는 꽃을 일부러 꺽어버린 것으로 목격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심하게 모욕한 것으로 생각되어 그 교도관을 발로 차 버렸다.

교도소 측은 이 사건으로 핑계로 즉시 청송교도소로 나를 이감시켰다. 그후 1989년 청송교도소 재소자들이 전두환 퇴진운동과 재소자 인권개선 등을 내걸고 집단단식을 펼치자 주범으로 몰려 3년 형을 추가로 받았다. 청송교도소의 인권탄압과 각종 문제점을 적은 밀서를 ‘고삐’의 작가로 알려진 윤정모씨에게 보낸 밀서가 당시 김대중 신민당 총재와 김영삼 총재에게 전달되었다.

이후 두 전 대통령의 도움으로 감형되고 2013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될 수 있었다. 청송교도소에서 교도관들에 의한 인권유린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울러 밀서에 포함된 1981년 10월 화천 27사단 삼청교육대생 학살사건도 국회에서 조사되어 진상을 밝힐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2005년 출간 ‘코리안 마피아’에서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그분은 6.25전쟁 당시 혈혈단신 목숨을 걸고 월남한 분이다. 맨주먹으로 세계 최고의 모자 회사를 만든 분이다. 과거 자유당의 정치깡패로 잘 알려진 이정재씨가 그 분을 귀여워 해주셨다. 그러한 인연 때문에 이정재씨가 묻힌 산소가 버려질 위기에 처했을 때 백 회장이 그 땅을 사들였다. 실향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신분이다. 그분에게서 성실과 근면을 배우고 있다. 아직도 1주일에 6일을 근무하고 세금은 꼬박꼬박 납부하는 탈세를 모르는 분이다. 존경할 수밖에 없는 인품을 가진 사람이 백 회장이다.”

-전락원 회장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인천 올림포스 카지노에 전락원 회장이 유화열 사장과 함께 있을 때 인연을 맺었다. 통이 크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된다. 돈은 쓸 만한 일에는 아낌없이 썼지만 허튼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형님 같으면서도 아버지 같이 인자하고 근엄하신 분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생활비조로 돈을 받았지만 절대로 조건이 없었다. 지난 4월 개장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가 어렵다는 소식을 들으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 선친이 훌륭하게 키운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은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느껴진다.”

-김도언 전 검찰총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는데.

“김도언 전 검찰총장은 동료 4명과 함께 법정 탈주극을 주도해 탈주했다가 5일 후 대검 부장검사에게 자수를 하면서 인연이 되었다. 그분은 면도날 검사라는 별명이 있었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13년 6개월의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1993년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된 것은 그분의 공이 절대적 이었다. 나를 믿고 특별석방 시켜 주셨는데 다시 주먹세계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출소 이후 주먹세계와 담을 쌓고 보따리 행상과 가발사업, 귀금속사업을 하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검찰총장을 그만둘 당시 김도언 총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중앙일보 기자 질문에 이상훈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가 월간중앙에 실렸더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김도언 검찰총장 재직당시 대검 부장검사였다. 정덕진 정덕일 형제와 유명한 조직폭력배를 모두 구속시킨 홍준표 당시 부장검사는 조폭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검사였다.

출소 후 절친했던 한 동생이 호남파 조직폭력배가 휘두른 칼에 숨졌는데 단순 폭행치사로 송치되었다. 그래서 홍준표 부장검사를 찾아가 살인혐의가 잘못되었다고 재조사를 부탁했다. 홍준표 부장검사 지시로 사건이 바로 재수사가 되어 살인죄가 적용되었다. 그래서 기라성 같은 두 검사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서방파 두목 김태촌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태촌과는 친구사이다. 그러나 한 때 전락원 회장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사실이 알려져 소원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김태촌은 당시 그 일 때문에 다른 조직원과 충돌했고, 누군가의 사주로 구속이 되었다. 2004년 3월 내가 남북 사랑의 빵 나누기운동본부 상임대표를 하면서 북한어린이들에게 빵 나누기 운동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100만 원의 성금을 보내 왔다. 당시 그는 청송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었지만 나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100만 원을 쾌척한 것이다.”

-한국 조폭 1세대로 잘 알려진 시라소니(이성순)를 큰아버지로 불렸다고 한다.

“그분은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어 당연히 큰 아버지라고 불렀다. 그분에게서 싸움을 배웠다. 어려서 시라소니와 자주 어울렸던 주먹세계의 전설로 알려진 김두한, 이화룡, 이정재, 임화수씨 등의 무용담을 들었지만 당시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고교시절 영등포 소매치기 두목을 때려눕히면서 나도 모르게 주먹세계에 합류하게 되었다. 큰 아버지는 주먹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는데 제대로 지키지 못한 셈이다.”

-롤링을 쓴 이유가 카지노의 실상과 허상을 바로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데.

“그렇다. 카지노의 세계는 겉으로 보면 화려하고 대박의 환상을 잡을 거 같지만 실상은 이와 정 반대다. 카지노는 조직폭력배와 연결되어 있다. 꽁지로 불리는 사채업자는 어느 나라 카지노 역시 조폭과 연결되어 있다. 한국여성들이 여권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행위는 자살행위와 동일하다.

돈을 갚지 못해 외국에서 국제 창녀가 되고 마약중독자가 되는 것은 물론 같은 동포를 유인하는 카지노 앵벌이가 될 수밖에 없다.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는 차원에서 카지노를 찾아야지 카지노에서 승부를 보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고 위험한 판단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점을 명심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과거 조직폭력배 세계를 호령했던 이상훈씨는 교도소 출소 이후 인권운동가로 변신해 해외를 떠도는 한국 여성 카지노 앵벌이 구제에 국가가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프레시안

명문대학에 진학한 그는 영등포 조폭 ‘대호파’의 두목신분 때문에 대학을 중퇴했다. 1981년 1월 양은이파가 장악하고 있던 이태원 해밀턴 호텔 나이트 클럽 습격사건과 영등포경찰서 폭력계 형사반장 납치 피살사건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13년 6개월 만에 특별 가석방 되었다. 출소 이후 그는 범죄세계와 손을 끊고 굶주린 북한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남북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배고픈 북한 어린이들에게 빵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07년 ‘세계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이탈리아 포스투미아 프레미오에서 ‘세계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계속해서 남북교류협력 대상, 사회공헌대상 등을 연이어 수상 하였으며, 청송교도소 재소자 인권보호 투쟁 등에도 발 벗고 나선 사실 등을 인정받아 민주화운동의 유공자로 인정받기도 한다.

그는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코리안 마피아, ‘야인의 사랑’, ‘카지노의 음모 롤링’ 등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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