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탄생에 대해 진보 양당은 다소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진보 양당의 다른 시선은 6.2 지방선거 이후 진보 진영에서 제기된 진보정치세력의 재편과 연관된 문제라는 점에서 적잖은 시사점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반면 현재 진행 중인 당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해 차기 당대표가 유력시되는 조승수 의원은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서로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진보신당 "단술한 언술상 진보라면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
진보신당은 3일 오후 손학규 대표 선출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당선을 축하드린다"면서도 민주당의 이날 전당대회에서 당 정강정책에 있어 '중도개혁'을 빼고 '보편적 복지'를 명시한 것에 대해 의혹을 눈길을 던졌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민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노선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진행됐고 전당대회에서 강령을 개정해 진보정책적 노선을 반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언술상의 진보라면 국민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음을 손학규 대표는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진보신당은 정통 진보세력으로서 민주당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 극복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대안야당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가 확실시 되는 조승수 의원은 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세 과정에서 "지금 이른바 자유주의 정당 흔들리고 있다"며 "한나라당 하던 사람이 민주당에 와서 대통령하겠다고 경선에 나서더니 이번에는 당대표가 됐다"고 평했다.
조 의원은 "한국 정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보수-자유-진보의 삼분구도로 가야 하는데,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이렇게 까지 흔들린 적은 80년 이래로 없었다"며 "이건 진보에게 굉장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민노당 "반MB연대 발전의 제1야당발 신호탄 되길"
민주노동당의 태도는 이에 비해 우호적이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의 새 지도부 출범에 대해 환영 논평을 내고 "오늘 민주당의 새 지도부 출범이 반MB 야권연대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제1야당 발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과 민노당이 주도했던 '반MB연대'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노당은 "이명박 정권의 민생파탄 공포정치에 맞서, 2012년 진보 민주 개혁진영의 강력한 연대로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것이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면서 "민주당 지도부 선거 일정으로 인해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지방공동정부 운영 등 야권연대에 탄력을 가하고 반MB투쟁 동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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