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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도 면제, 김황식도 면제…슬프고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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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도 면제, 김황식도 면제…슬프고 짜증난다"

막 오른 김황식 청문회…병역기피 의혹 난타전

29일 국회에서 열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격돌했다. 최대 쟁점인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청문회 직전 한 종합병원에서 실시한 시력검사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고 논란의 종결을 선언했지만 야당들은 여전히 석연치않다는 반응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유독 고위 공직자들의 병역면제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당정청 수뇌부 모두 병역면제…슬프고 짜증난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병역을 면제받은 고위 공직자들이 무수하다"며 "만일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까지 당정청의 수외부가 모두 병역면제자인 진기록을 세우게 되는, 한 마디로 '병역면제 삼총사'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최영희 의원도 "주요 요직은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으로 채워진 이명박 정부와 집권 여당"이라고 비난하면서 "국민들은 정말 후보자가 부동시였나, 언제부터 부동시였나, 병역면제 판정을 받을 때 정말 이런 증상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현재 현역 복무 비율은 89.8%, 면제는 2.4%에 불과한데 이명박 정부 내각의 군 면제 비율은 24.1%"로 일반 국민의 10배"라며 "소위 병역면제 정권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어제 북한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았는데, 그것은 선군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국무총리는 대통령 유고시에 권한을 대행하는 자리인데, 군 면제자가 총리가 된다는 것이 현재의 남북관에서 적당하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임 의원은 "전임 정운찬 총리도 마찬가지로 면제자였는데 슬프기도하고, 짜증도 난다"며 "자료를 보니 안경을 쓰면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는데, 지나친 표현일 수는 있겠지만 애국심이 좀 부족한 게 아니냐"고도 했다.

▲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지금도 부동시 증상…도덕적으로 부족한 집안 아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황식 후보자는 "그런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라면서도 "제 아들은 공개하기 민망할 정도로 저체중이었지만 현역병으로 군대를 다녀왔고, 형님들도 다 현역으로 병역을 마친 만큼 저희 집안이 도덕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집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군대에 가기 싫어서 일부러 면탈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냐"며 "순리에 따라서 해 온 것이기 때문에, 부동시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도 잘 몰랐다"고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금도 (양쪽 시력의 굴절률이) 5디옵터 정도 차이가 난다"며 "지난 27일 종합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우측이 0.1, 좌측이 0.3이었다"고 답했다. 당시의 부동시 면제 기준이 2디옵터였던 만큼 충분한 면제 사유라는 게 김 후보자 측의 설명이다.

김 후보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군복무가 예정된 상황에서 안경을 바꾸려고 안경점에 가니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이 정도로 짝눈이 심하냐'고 하더라"며 "대입과 사법시험 준비로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여론을 의식하는 모양새다. 이정현 의원은 "다른 증거 자료가 없다고 한다면 군면제 사유는 합법적이었다고 깨끗하게 해명이 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정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당시의 병무행정이 다소 허술했고 혹시 부정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동년배들이 군대에 있는 사이 사회생활을 먼저 하면 진급도 빠르고 경력도 쌓이며 물론 월급도 더 많이 받지 않느냐"고 말했다.

"후보자가 병역을 마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김기현 의원),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박영아 의원)는 등 여당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김 후보자도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저도 마찬가지 생각"이라며 "총리직을 고사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병역면제 때문에 국민에 아쉬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답했다.

"제대로 일하는 총리가 되고 싶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질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병역 문제 외에도 4대강 감사결과와 관련된 논란, 재산증식 과정에 대한 의혹 등 각종 쟁점들이 모두 거론될 예정이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이렇게 혹독한 현미경 검증을 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 그저 지시한 대로 따르는 총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며 "본전도 못찾는 게 아니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실권이 없는 '얼굴마담 총리'가 아니겠느냐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대로 일하는 총리가 되고 싶다"는 짤막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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