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조문 정국은 끝났다"고 규정하고 여야 당 대표 회담을 제안하는 등 민주당의 등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장외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냉각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더 이상 (당 대표 회담을) 거절할 명분도 없을 것이고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는 깊은 생각으로 빨리 회담에 응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을 계기로 국회는 대화 상생의 장으로 거듭나야 하고 법치의 요람이 돼야 한다"며 '3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특사 조문단을 면담한 것과 관련해 그는 "당장 내일이라도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수많은 문상객과 국민들의 바람은 보다 더 국민의 편에서 야당답게 투쟁하고 활동하라는 것이 훨씬 많았다"고 당분간 장외 투쟁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당대표, 원내대표 회담 제의에 대해 우상호 대변인은 "전제는 언론법 등 한나라당과 집권세력이 야기한 갈등 원인의 근본적 해결"이라고 일축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납득할만한 태도 변화 없이 정기국회 일정에 협의하자는 식으로 대화를 제의하는 것은 오히려 여야간 관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김 전 대통령 서거 이전의 여야간 앙금과 갈등 어떻게 해결하려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등원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한나라당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명박-김기남 면담 '확대 해석' 진화에 급급
이명박 대통령의 북한 특사 조문단 면담으로 '대화 물꼬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확대 해석을 차단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다고 하는데 전달이 됐는지는 확인 안됐다"고 두 차례나 의문을 표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나아가 "캘리포니아 방문 중에 남북 화해를 위해 애쓰는 많은 교민 지도자들을 만났는데 '혹시라도 유엔 제재 결의안 1814호와 배치되는 대한민국의 선택이 있다면 상당히 문제가 있지 않느냐'하는 지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남북 대화 가능성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공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이명박-김기남 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 요구, 국제 공조, 한미동맹을 축으로 (대북문제 해결)하는 'MB 독트린'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고 이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