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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석방' 구호 난무 '극우집회' 이끌다 빈손 복귀한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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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석방' 구호 난무 '극우집회' 이끌다 빈손 복귀한 홍준표

'극우'의 길로 가는 제1야당의 창피한 모습

야당 10년 여당 10년 해봤다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주도한 장외투쟁은 애초 명분으로 걸었던 '김장겸 체포 영장'의 맥락과 전혀 다른 '극우 집회'로 마무리됐다.

홍 대표가 지난 2일 국회를 보이콧하고 장외 투쟁에 돌입하며 내건 명분은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에 항의한다는 의미였다. 이들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도 취소하고 의회 민주주의 밖으로 뛰쳐 나갔다. 과거 이명박 정권 당시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던 시절 '떼법'에 알러지 반응을 보여왔던 홍 대표는 노동부와 법원의 정당한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했다. 홍 대표는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해 '소환장을 두세 번 발부했으면 그다음에는 절차에 따라 체포 영장을 발부하는 것으로 언론탄압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정 사장은 당시 홍 대표의 주장대로 체포되고 구속됐지만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장외투쟁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3일에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런데 4일 자유한국당은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 처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시절 방송 장악에 열을 올리던 자유한국당이 '언론 자유'의 투사를 자청하는 한편, 지난 9년간 정권을 운용하며 속수무책으로 4차례의 핵실험을 허용한 데 대한 반성 한마디 없이 '핵무장 전도사'가 되었다.

하이라이트는 9일 코엑스 장외집회였다. 이 자리에서는 온갖 극우 발언이 난무했다. '5천만 핵인질, 공영방송 장악 저지 대국민보고대회'라는 이름이 붙은 이 집회에서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주사파들이 청와대를 점령했다"라고 색깔론을 제기했고, 일본 극우 매체의 미확인 보도를 인용,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한테) 거지같이 구걸만한다고 하더라"라며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을 이렇게 모욕 준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무장론을 적극 제기했다. 홍 대표는 "우리는 살 길을 찾아야 한다. 핵개발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플루토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재처리만 하면 된다"고 했다. 만약 홍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돼 대통령이 된 후에 이런 발언을 했다면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직면했을 수 있다. 홍 대표는 "핵인질이 되지 않기 위해 천만 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술핵 재배치와 핵개발 문제를 서명받겠다"고 했다.

KBS를 사장을 체포하고 MBC 사장을 '조인트 까'던 정권에서 원내대표와 대표를 지낸 홍 대표는 출범 100일을 갓 넘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자기들 정권 유지를 위해 언론 장악하고 나팔수 만들고 적페 청산이란 미명하에 정치 보복에만 여념이 없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인사들의 발언도 가관이었다. 서경석 목사는 핵무장을 주장하며 "국제관계가 악화될까 봐 핵개발을 주저하는 나라는 병신 나라"라고 했고,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무조건 무죄 석방해야 한다"고 했다. 신기훈 3사 애국동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적의 계략에 의해서 포로로 잡혀있는 것"이라며 "여러분들(한국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 구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5·18 광주사태는 민주화운동이 아님이 역사적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극우 발언으로 점철된 제 1야당의 장외 투쟁 '마무리 집회'는 이렇게 끝났다. 여론은 싸늘했고, 결국 자유한국당은 국회에 복귀하기로 했다. 빈손 복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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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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