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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文대통령에게 수십억불 '무기 판매'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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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文대통령에게 수십억불 '무기 판매' 승인했다"

청와대 "첨단 무기 지원 협의 진행키로 했다"

미국 백악관이 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와 관련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구입하는 걸 개념적 승인(conceptual approval)했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정상 통화 내용에 '무기 구매'와 관련된 내용이 빠져있고 백악관도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아 혼선이 일고 있다.

한미 정상 간의 통화 뒤에 미 측이 무기 구매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백악관은 지난 1일에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뒤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군사 장비에 관한 한국의 구매를 개념적으로 승인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통화에서) 무기 구매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면서 "미국 측의 발언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상 통화 내용을 둘러싸고 양국 정부의 입장이 두 번이나 엇갈린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곧바로 박수현 대변인 명의의 설명 자료를 통해 "양 정상은 그간 협의 과정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의 3축 체계 조기 구축 등 국방력 강화가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한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는 "이를 위해 양 정상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첨단무기 또는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시켜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였다"고 했다.

무기 구매를 승인했다는 백악관의 단정적 표현과 달리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는 원론적 언급이라는 뜻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정국을 계기로 한국에 각종 재래식 무기 구매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구매 요구가 공론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 임시 배치를 한국의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사드 관련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사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어본 데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려는 한국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탄두 중량 해제를 오늘 통화의 결과로서 합의로 발표한다면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두 번에 걸쳐 이를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한미 정상 통화에서 한미 FTA와 관련된 대화는 오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통화 조율을 위한 실무진 대화에서 미국 측의 '한미 FTA 폐기' 언급에 우리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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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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