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북한의 어뢰공격'이라고 명시한 최종 보고서를 13일 공개했지만,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여당은 "확실하고도 과학적인 결과로 확실하게 진실이 규명됐다"고 평가했지만, 야당들은 "혼란이 더욱 커졌다", "아무 것도 증명하지 못한 보고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야당의 문제제기를 '북한 편들기'라고 규정하기까지 했다.
"외국인 전 대사의 말에 부화뇌동…친북적 작태 그만"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를 총망라한 민군 합동조사단이 집중적인 조사를 통해 북한의 어뢰에 의한 공격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합조단의 객관적인 조사를 부인하는 국민은 안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아직까지 비과학적인 논리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음모론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일부 세력이 있다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너무나 과학적인 근거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비과학적인 음모로 국민을 우롱하고 특히 희생된 가족들을 분노케 하는, 북한 편들기에 골몰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의 친북(親北)적인 작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전형적인 '색깔론'의 논리다.
러시아 조사단이 기뢰에 의한 외부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과 이를 언급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의 확실한 조사결과보다 유엔에서 떠돌았다는 미확인 문건과 외국인 전 대사의 말 한 마디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일부 세력들을 국민들께서도 용납해선 안 된다"며 "오늘 발표되는 최종 결과 보고서로 천안함의 진실은 확실하게 규명되는 것이고, 이로써 국론분열적인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의혹만 커졌다"…"MB정부의 무능 탓"
반면 야당들의 시각은 싸늘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의 최종 보고서는 러시아 조사단의 좌초 후 기뢰폭발설조차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혹만 더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신 의원은 최종 보고서의 헛점으로 △천안함 프로펠러의 휘어짐 현상에 대한 해명이 부실 △어뢰피격의 실질적인 증거가 부족 △어뢰추진 추정 물체에서 폭약성분 미검출 등을 들었다. 그 동안 정부가 보여 온 각종 말 바꾸기 행태가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같은 날 열린 비상대책회원회의에서 "천안함 사고 원인조사와 관련해 국민의 32%만이 정부의 발표를 믿는다고 한다"며 "국회 차원의 진실규명이 필요하며, 따라서 특위를 재가동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전혀 화답하지 못한 보고서"라며 "정부가 국민적 의혹은 물론 국제적 의혹조차 해소하지 못한 채 보고서의 페이지 수만 늘린다고 해서 국민이 믿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마저 청와대와 국방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윤혜연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명명백백하게 사건의 진실을 밝힘으로써 모든 의혹을 불식시켜야 할 최종 보고서가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이 기뢰에 의해 침몰했을 가능성을 완벽하게 불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종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의혹과 불신이 거듭 제기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이 정부의 무능 탓"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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