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진애, 김재윤, 백재현, 최철국 의원은 8일 성명을 통해 "감사원은 지난 1월25일부터 2월12일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도 아직까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감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감사위원에게 배정됐기 때문이 아니냐"고 따졌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 vs "공명정대한 분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은진수 감사위원은 'BBK 논란' 등 이 대통령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온 몸으로 막아낸 인물로, 지난 해 2월 감사위원에 발탁됐다.
이들은 "감사원의 존재 이유는 헌법에서 보장된 독립기구로서 국회와 함께 국민의 입장에서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감사결과 발표가 늦어지게 되면 정부의 외압이 있다거나, 감사원이 정치적인 고려를 한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4대강 사업의 1단계 감사가 지난 1월에 시작했는데 결과 발표가 너무 늦어지고 있다"며 "주심위원인 은 위원이 몇달째 감사위원회에 회부를 안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황식 감사원장은 "감사원은 주심위원 한 사람의 생각과 의견에 따라 엉뚱한 결론을 내는 만만한 기관이 아니다"며 "은진수 위원도 공명정대한 자세를 갖고 하는 분"이라고 반박했다.
감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김 감사원장은 "국토해양부가 감사원의 잠정적 지적사항에 여러 기술적 문제를 들어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 현장방문 등 신중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가능한 빨리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 대해서도 야당 측은 "국토부의 반발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PD수첩 불방사태와 같이 정부의 부당한 외압이 개입되고 있다는 게 아니냐"고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진애 의원실 관계자는 "통상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공개하기 전에는 해당되는 부처 담당자들에게 사전 확인 절차를 거치는데, 국토부가 이 절차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결국 은진수 감사위원의 묵인 속에서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몽니를 부려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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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09년 정부 전체 예산 전용액의 절반 이상(51.4%)을 차지하고 있는 국토부의 전용 내역이 대부분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진애 의원이 2009년도 정부와 국토해양부의 세출 결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체 전용액 6361억 원 중에서 무려 99.11%에 달하는 6305억 원의 전용 내역을 '기타'로 분류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일반적인 전용 사유는 '사업계획 변경'이고 특별한 경우가 '재해복구비'나 '환율인상'인데, 거의 대부분의 전용 사유가 불분명하다는 것은 졸속적인 예산 전용의 전형"이라며 "역대 최악의 예산을 전용한 국토부의 4대강 예산은 '백지수표'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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