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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차관 시절엔 딸 '계약직'…장관 되니 '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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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차관 시절엔 딸 '계약직'…장관 되니 '정규직'?

"외교부가 유명환가족부냐"…야당·시민단체, 자진사퇴 촉구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로 체면을 구겼던 민주당이 딸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외교통상부 유명환 장관에 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 두 명을 낙마시킨 '장관 저승사자'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3일 비대위 회의에서 "외교부장관의 딸을, 그것도 한 사람만 특채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인가, 우리는 또다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박 대표는 "공정한 사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부르짖는 대로 모든 국민에게 공정해야 공정한 사회가 되는 것"이라며 "참으로 개탄스럽다. 다시 한번 이명박 대통령식 공정한 사회는 무엇인가 답변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유 장관 딸의 특혜 시비와 관련해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유명환 장관은 딸 특혜 의혹이 알려지자 뭐가 문제냐는 식의 안이한 태도를 보이더니, 국민적 공분에 못 이겨 마지못해 특채를 취소했다"며 "이는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해서라도 유명환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 장관의 '막말 사례'를 언급한 뒤 "유 장관은 장관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한 발언으로 지방선거 민심을 왜곡하고 국민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바 있다"며 "외교부는 '유명환가족부'가 아니다. '죄송하다'는 말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은 더욱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유 장관의 자질 시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 국회 상임위 회의장에서 민주당 천정배 의원을 두고 마이크가 꺼진 줄도 모른 채 "여기 왜 들어왔어. XX놈", "이거(국회 보고) 기본적으로 없애버려야 해"라고 말해 '막말' 파문을 일으켰다.

또 지난 7월에는 6.2지방선거에서 젊은이들의 투표 행태를 비난하며 "북한에 가서 살라"고 해 물의를 일으켰다.

유명환 차관 시절 딸은 '계약직'…장관되니 '정규직'

민주당 외통위 간사 김동철 의원은 "유 장관의 딸이 특채에 합격하기 전에 그만뒀던 전임 계약직 직원이 왜 나갔는지, 또 유 장관이 차관 시절 본인의 딸이 특채로 외교부에 근무했던 적이 있는데, 이 경위는 어떻게 됐는지 외교부에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국정감사 등에서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기세다.

김 의원이 지적한대로 유 장관의 딸은 유 장관이 외교통상부 1차관을 지내던 시절인 2006년 6월 5급 상당의 계약직 공무원으로 특채됐다. 한차례 계약기간 연장 후 결혼을 이유로 2009년 4월 직을 그만뒀지만, 1년 3개월 만인 지난 7월 특채에 다시 응시한 것이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2006년 유 씨가 특채로 외교부 근무를 시작할 당시 유 장관의 직책인 1차관은 외교부 인사와 관련된 기획조정실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이 때문에 '특혜' 의구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아버지가 인사를 총괄했던 시절 5급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 둔 뒤 1년 여만에 5급 정규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를 통해 "1차관 시절엔 계약직 5급으로, 장관시절엔 임기가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이는 누가봐도 유 장관에 대한 특혜"라고 말했다.

청년실업률 20% 시대에 고위층 자녀 특혜? 청년들 두 번 죽이는 일"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과 시민단체도 유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실질 청년실업률이 20%에 달하는 시대에서, 이런 식의 고위층 자녀 특혜 채용은 실업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을 두 번 죽이는 파렴치한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유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또 "딸이 응시한 것을 아버지인 장관이 몰랐을 리도 없고, 면접관 중 일부가 외교부 간부였다는데, 유 장관이 딸을 특별히 챙겼을 가능성도 농후하다"며 "이는 경우에 따라 유 장관의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등 위법행위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법적 대응 또한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본인이 수장으로 있는 기관에서 이 정도의 기본적인 문제에 휘말리다니 유 장관은 공직자로서의 기본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더구나 딸의 공채가 문제없다던 입장에서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채용 취소 발표로 돌아선 상황을 볼 때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논평을 내고 "필기시험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이루어지는 특별 채용에서 해당 부처 수장의 딸이 유일한 합격자가 되었다는 것은 어느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 장관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반드시 사퇴해야 할 것이며 유 장관이 끝까지 버틴다면 더 큰 국민적 분노를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오이밭에서는 신발 끈도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고위공직자들은 국민들의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의 표정에는 분노와 당혹감이 혼재하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이 트위터에 '상피제(고위층 자녀 공직 배제)'를 언급했고, 한 핵심 당직자는 "유명환 장관이 참 배짱이 좋은 분 같다"고 비꼬면서 "정황을 보면 문제가 상당히 많은 것 아니냐"꼬 했다. 이 관계자는 "당 지도부 여론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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