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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불안한 '민주당 집토끼', 왜?

[민주당 대해부④] 민주당의 사회경제적 기반

한국 정당정치의 문제점에 대해 그동안 무수히 많은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학술적, 정파적, 분산적 비판에 치우쳐 소속 의원은 물론 지지자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은 드물었다.

생활정치연구소 정당분석팀은 이런 상황 인식에 동의하는 연구자와 일선 정치인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첫 작업으로 개혁적 자유주의 진영을 대표해왔고 향후 연합정치와 지방정치의 중추 역할을 하여야 할 민주당을 집중 해부하기로 하였다. 사실과 경험에 근거한 명확한 비판과 대안 중심의 논쟁을 제시함으로써 정당 및 정치와 관련된 생산적인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민주당에 대한 분석은 10월 3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 8회에 걸쳐 <프레시안>에 실린다. 관심 있는 분들의 토론 참여와 논쟁을 적극 환영한다. 편집자


민주당 지지 기반의 첫 번째 특성, 높은 유동성

지난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 민주당은 5개 선거구에서 패하고 3개 선거구에서만 승리하였다.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주당 지도부는 사퇴하였다. 2달여 전에 실시된 6·2 지방선거 결과와 비교할 때 짧은 기간 동안 커다란 정당 지지층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전국적으로 치러진 선거와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치러진 선거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처럼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궐 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정당지지에 유동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유권자의 지지도의 높은 유동성은 한국 정당정치의 특성이라 할 수 있지만 민주당의 경우 훨씬 심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1990년 3당 합당 이후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계 정당(후보자)의 득표율을 살펴보면 민주당의 정당 득표율이 매우 커다란 유동성을 보여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표는 한나라당의 정당지지율 역시 부침이 있었지만 득표율의 유동성은 민주당보다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주요 총선과 대선에서 최소 25%에서 최대 49%의 득표율을 보여 왔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체적으로 35%에서 50%의 안정된 득표율을 보여주었다.

민주당 지지 기반의 두 번째 특성, 협소한 핵심 지지층

민주당 지지율의 편차가 큰 데에는 핵심 지지층의 기반이 약하다는 사실이 작용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층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정치학회의 2010년 지방선거조사 자료를 살펴보자. 2006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 등 최근 실시된 전국 단위의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후보)을 지지한 유권자는 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6년 지방선거 이후 즉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2010년 광역단체장 선거 등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을 계속 지지한 유권자는 3.4%였다. 결국 최근 실시된 주요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는 7.8%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2006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 등 최근 실시된 전국 단위의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을 한 번도 지지해본 경험이 없는 유권자는 무려 43.2%로 나타났다.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지지율의 특성을 정리하자면, 핵심 지지층이 약한 반면 광범위한 부동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지지층 구조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비해 구조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불안정한 지지 기반의 구조적 원인: 사회경제적 차원

민주당의 지지기반에 유동성이 매우 큰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다른 무엇보다 민주당 지지층의 사회경제적 특성으로부터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 민주당 지지층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민주당은 20~40대,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 그리고 관리·전문직, 사무직 종사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중산층·서민 정당을 자임하지만 경제적 하위층에서 특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경향적으로 볼 때 경제적 하위층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대체적으로 다른 연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은 이념적으로 중도진보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막판까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다가 막판에 뒤집어졌다. 선거 당일 한명숙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면서 서울광장에 모인 인파들. 하지만 이들이 지지정당이 곧 민주당은 아니다. ⓒ프레시안(자료사진)

결국 이는 첫째, 민주당이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독립적이고 비판적이며, 자율의식이 강한 집단(소위 신중간계급)의 지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 지지의 유동성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이 특히 '바람'에 흔들리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민주당은 정치 이념적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지만, 사회경제적으로는 각종 정책과 공약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지층을 구성해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구조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특징은 서구 유럽의 '대중정당(mass party)'과 달리 '포괄정당(catch all party)'적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서구 유럽의 '포괄정당'이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계급·계층으로 정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의 경우 핵심 지지층이 매우 유약하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즉 서구 유럽의 '포괄정당'이 여전히 사회경제적 구조로부터 완전히 이반되어 있지 않는 반면, 민주당은 사회경제적 구조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불안정한 지지 기반의 지역적 원인: 호남에서의 변화

주지하다시피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의 균열구조는 지역균열구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민주당의 근간이자 핵심 지지층은 호남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선거에서 호남지역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일반적으로 60% 내외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민주당 핵심-근간 지지층의 다수는 호남 거주민이나 호남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지역균열구조의 정치적 유의미성을 떠나 호남 거주민이나 호남 출신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정적 민주당 지지층은 축소되고, 유동층의 비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 지지기반에서 호남권과 비호남권에서 다소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호남 지역의 경우 전국적인 민주당 지지구조와 달리 50대 이상 고연령층이나 중고 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는 민주당이 새로 유입되는 호남지역의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확실한 지지를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당원은 누구인가?

민주당의 당원구조(다른 정당도 마찬가지이다)에 대해서 신뢰할만한 구체 자료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 연구와 분석적 평가를 가로막고 있다. 공식적인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의 당원 규모는 한나라당에 비해 열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수도권의 당원규모만을 볼 때 서울은 23만 명으로 한나라당의 34만 명에 비해 11만이 적고, 인천은 7만이, 경기는 18만이 적어 수도권에서만 30만 명 정도의 차이가 난다. 당비납부 당원의 규모 역시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2007년 14만8779명이었지만 분당 사태를 겪었던 2008년의 경우 2먼3233명으로 전체 당원 가운데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선거연수원의 당원 연수에 참여한 당원의 사회적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남성 76.9%, 여성 23.0%였으며, 연령별로는 20대, 3.7%, 30대 15.2%, 40대 44.2%, 50대 24.2%, 60대 이상 12.7%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관적인 생활수준 평가에서는 상 1.3%, 중상 32.2%, 중하 57.4%, 하 9.0%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근거는 민주당의 당원이 남성, 40~50대, 중소 자영층이 주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당원의 이러한 분포가 앞서 설명한 지지층(20~40대,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 관리·사무직 종사자 등)의 분포와 일정 정도 괴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사회적 기반에 대한 관찰은 민주당이 처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현재 민주당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이자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는 첫째, 여전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지만 인구학적으로나 축소, 노령화되고 있는 핵심 지지층인 호남을 어떠한 관점에서 다룰 것인가의 문제이다. 보다 더 중요한 두 번째 과제는 지지구조상 특정한 정책적 방향과 이념성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현재의 지지층을 어떻게 하나로 묶고, 이를 사회경제적 토대에 기반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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