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촉발시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과 관련해 특검 도입을 언급했던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연일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어 주목된다.
홍 최고위원은 3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 뒤풀이 자리에서 "만약 특검을 해서 차명계좌가 드러나면, 진보세력은 향후 10년의 권력 기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안희정, 이광재 등 노무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민주당 차세대 주자들의 존립 근거도 사라진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홍 최고위원은 "노무현은 자살하면서 진보진영의 신화가 됐다"며 "차명계좌가 밝혀지면 진보진영이 받을 정신적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까지 언급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야당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대목을 두고 홍 최고위원은 "자꾸 내 성질 돋우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그는 연찬회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차명계좌 존부(存否)에 자신이 있으니까 (조현오 후보자를) 임명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민주당도 반격 가세…"고인 명예회복에 앞장 서겠다"
홍 최고위원의 발언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홍준표는 철없는 정치인"이라고 반격하는 등 반격에 나선데 이어 민주당도 이에 가세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의원 워크숍 모두 발언을 통해 홍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일이고 민주당을 짓밟는 일이고 서거하신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대표는 "특검이 아닌 별검이라도 수용해서 진상을 밝히고 명예회복에 민주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