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박2일간 진행된 연찬회를 마무리하고 9월 정기국회에서 강한 대야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에 뒤통수를 맞았던 '청문 정국'에서 수세적 입장이었던 한나라당은 일단 정기국회 첫 현안으로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 동의안 처리를 내세우는 등 역공을 펼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기국회 최대 이슈가 될 4대강 사업 예산 문제, 야간집회 금지를 담은 집시법 개정안 등 각종 쟁점 현안을 둘러싸고 "이번에 밀리면 끝"이라는 각오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강성종 체포 동의안, 야당 협의 후 안되면 단독 처리"
김무성 원내대표는 31일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 동의안과 관련해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부분에서 같은 마음으로 매진해야하는 만큼 (강 의원 체포 동의안도) 공정하게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첫 본회의가 1, 2, 3일 연속으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일이나 3일까지 어떤 형태로든 야당과 협의할 것이고, (협의가) 안 되면 단독으로 처리할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권영진 의원도 이날 토론회에서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당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흥학원 횡령 등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강 의원의 체포 동의안 문제는 현재 민주당의 고민거리며, 가장 아픈 고리 중 하나다. 인사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한나라당의 '역공세' 감으로 강 의원 문제는 호재임에 틀림없다.
또 김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불거진 청와대 인사 라인 문책 요구를 두고 "청문회는 모두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국민의 요구를 대통령도 수용했고, 인사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며 "이 문제를 더이상 거론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8.8 개각 실패에 따른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포함한 일부 장관들의 낙마는 이미 지난 일로, 야당에 더 이상 공격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민주당은 조현오 경찰청장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며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가 일단 야당과 협상 의지를 표명한만큼, 강 의원 건으로 민주당과 인사 문제 관련 모종의 '빅딜'을 시도하려 한다는 것.
이어 김 원내대표는 9월 정기국회 최대 현안으로 4대강 사업을 꼽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최대 역점 사업인 4대강 사업 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는 야당에) 다소 양보하는 모습을 기조로 형성해 봤지만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뼈아픈 결과 맞으면서 우리 스스로 (대야 공세에 대한)가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경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처리하려다 실패했던 야간집회 금지를 담은 집시법 개정안, 통일세 문제 등을 두고 여당은 공세의 고삐를 잡아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친이계 소장파, 靑 인사라인 문책, 불법 사찰 근절 등 주장
총리실, 국정원 불법 사찰 피해자인 남경필, 정태근 의원 등은 이날 사찰 문제 진상 규명과 함께, 청와대 민정, 인사 라인 문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남 의원은 자신의 부인이 총리실에 의해 사찰받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확실히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된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털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근 의원은 '개각 파동'과 관련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자신의 부인이 국정원에 의해 사찰당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사찰 문제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에 건의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두언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하는 이들 수도권 친이계 소장파가 이와 관련해 당장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지는 미지수다. 당 지도부는 당장 이들에게 "공세를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다만 이들이 '고질적 병폐'로 지적해 왔던 청와대와 정부 내 '영포(영일·포항) 라인' 등의 인사 전횡, 불법 사찰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이상득-박영준 세력'에 대한 공격의 물꼬를 터 놓은 만큼, 향후 이들의 행동이 당청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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