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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검증, 조변석개와 시종일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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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검증, 조변석개와 시종일관 사이

[김종배의 it] 靑 인사라인 바꾼다고 달라질까?

조변석개에도 정도가 있다. 이건 낯뜨거울 정도다.

청와대가 검토한단다. 인사검증 방법을 강화하기 위해 개각 전에 언론에 후보군을 공개해 여론검증을 받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단다.

안 그랬다. 8·8개각 직전엔 전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잠갔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개각 하마평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후보군) 이름이 돌아다니면 거명된 인사도 불편하고 기자들도 과도한 취재경쟁을 하는 것 같아"(청와대 춘추관장) 엠바고를 요청해 관철시켰다.

청와대는 불과 한 달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나쁘게 볼 것까지는 없다. 청와대의 엠바고 요청이 관철됐을 때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던 점을 상기하면 사필귀정쯤으로 이해해도 될 듯하다. 결국은 국민 여론을 경청하겠다는 뜻이니까 소통 모색쯤으로 받아들여도 될 듯하다.

하지만 아니다. 다른 걸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임명장을 주기에 앞서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청와대

1년 전에도 그랬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한 직후 청와대는 인사검증 방법을 강화하겠다면서 인사기획관 자리를 신설하고 후보자의 '자기 검증진술서' 작성절차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바뀌지 않았다. 인사검증 방법을 강화하겠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인사검증 기준은 전혀 바꾸지 않았다. 그 증좌가 8·8개각이다. 천성관 파동에 견줘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덜 하지 않은 문제 인사를 내놓았다.

청와대는 시종일관이다. 인사검증 방안은 조변석개이지만 인사검증 기준은 시종일관이다.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검증과정에서 이미 다 짚어본 사안"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얘기, "(인사권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에서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방법은 바꾸었을지언정 기준은 바꾼 적이 없다.

이런 상태에서 언론에 후보군을 미리 공개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문제점들"마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내치는 판인데.

물론 달라질지 모른다. 이번에 크게 데었으니까, 이명박 대통령 또한 "더 강화된 인사검증 기준을 만들라"고 지시했으니까 이번에야말로 인사검증 기준을 강화할지 모른다.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은 괜찮다는 류의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막연한 예상이요 근거 없는 전망이다. 청와대 스스로 반증을 제시했다. 야당이 극력 반대하고 국민이 강하게 비판하는데도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해 인사검증 기준 강화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점을 웅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사검증 방법만 운위하는 건 현실 오도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 상당수 언론까지 인사권자의 마인드는 문제 삼지 않고 인사검증 방법만 거론하고, 인사검증 실무자만 탓하는 건 왜곡이다. 깃털을 뽑아 몸통을 가리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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