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홍준표 적폐청산에 동의"

경남 시민사회단체와 24일 면담에서 "인적 청산은 방도 마련돼야...차근차근"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이 이른바 ‘경남도정 홍준표 적폐’와 관련해 인적 청산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진주의료원 폐업, 무상급식 지원 중단, 채무제로 과정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관련 시민사회단체들과 추후 면담을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한 권한대행은 24일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와의 면담을 통해 “웬만하면 모든 걸 함께 하자”고 말한 뒤 “소통과 협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남운동본부는 한 권한대행과의 비공개 면담에 앞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행정부지사가 홍준표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도정을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경남운동본부는 “홍준표 도정은 경남도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기반 구축과 생색내기,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했다”며 “자신의 선거를 도왔다는 이유로 경남의 출연출자기관 수장에 능력과 자질이 되지 않는 이들을 앉히는 보은인사를 했고, 아직도 그들이 도정을 유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그들에 대한 인적 청산을 최우선으로 이행해 도정 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면담에서 “인적 청산에는 동의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방도가 있어야 한다. 이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가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부분은 관련 경남대책위원회와 이르면 다음주 중 면담 일정을 잡아 논의하고, 무상급식 지원 중단과 채무제로 추진 과정에서 폐지된 각종 기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후 일정을 잡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본부는 또 ‘홍준표 불통 도정의 상징’으로 도청 앞에 설치된 화분을 치워 시민들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기자회견과 집회의 공간으로 되돌릴 것도 요구했다. 이 화분들은 지난 2014년 11월 10일 ‘쌀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단체가 쌀가마니 적재 투쟁을 하려 하자 이를 막을 의도로 설치됐다는 의혹을 사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도 “도청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며 “화분 때문에 공간이 협소해 기자회견이나 집회 때 여러 가지 위험이 뒤따를 수 있으므로 제기한 문제점과 요구에 충분히 동의한다”고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7일 취임 이후 도민 참여 도정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뒤 오는 25일과 9월 1일 ‘도민과 함께하는 대화’ 시간을 갖기로 한 것과 관련해 단체 누락 등 선정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에도 “언론보도를 통해 그 사실을 알았다”며 “충분히 다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경남본부는 밝혔다.

이외에도 홍 전 지사가 경남도 빚을 다 갚았다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도청 앞 화단에 심은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 이전과 도정 슬로건인 ‘당당한 경남시대’ 교체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청 전 공무원 의견 수렴, 일반 직원들이 참여하는 혁신 태스크 포스 구성을 통한 혁신안 마련 등을 지시하는 등 도민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한 권한대행의 행보가 ‘홍준표 적폐 청산’을 포함해 어떤 결과물들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