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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당의 '황당 시추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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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당의 '황당 시추에이션'

[김종배의 it] '한정판매' 통해 '흥정' 시도하나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이 완강하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하기를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은 낙오자 없이 모두를 그대로 임명하겠다는 쪽"이란다. "청문회에서 나온 일부 의혹들이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흠결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란다. 헌데 웬일인가? 청와대에서 다른 얘기가 흘러나온다. 후보자 한(두) 명 정도를 상징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여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단다.

한나라당도 비슷하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어제 말하기를 "법적 증명이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청문위원이 설정한 시나리오에 억지로 후보자의 답변을 강제로 유인하려 하는 모습은 국민들을 실망시킬 뿐"이란다. '한방 먹이기' 식의 여론몰이는 안 된다는 취지란다. 헌데 조사한단다. 후보자들에 대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자들의 임명 여부 결정에 반영하기로 했단다.

한마디로 '황당 시추에이션'이다. 앞말과 뒷말이 다르고, 공식입장과 암중모색이 다르다. 여론몰이는 안 된다면서 여론 추이를 살피고, 흠결이 없다면서 희생양 삼으려 한다.

그래도 정색은 하지 않으련다. 후보자에게 흠결이 없다거나 인사청문위원들이 여론몰이를 한다는 주장을 정치적 수사로 이해하면 되니까, 수세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방탄용 맞주장을 펴는 것으로 치부하면 되니까 어리둥절해 할 필요까지는 없다.

헌데 난감하다. 이렇게 앞말을 쳐내고 나니까 문제점이 더 도드라진다. '황당' 느낌이 지워진 자리에 '흥정' 영상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청와대나 한나라당 모두 '흥정'을 하려고 한다. 물결 거센 인당수에 심청이를 바치는 뱃사공처럼 희생양 한둘로 들끓는 민심을 식히려 한다. 흠결의 유무, 흠결의 정도가 아니라 여론의 온도에 따라 흥정거리를 고르려 한다. 여론몰이를 비판하더니 여론물타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필연이다. 한나라당이 주도해 만든 장관 청문회의 경우 기준이 없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에 '적격' 또는 '부적격' 의견을 달도록 해놨지만 '적격'과 '부적격'을 가르는 기준은 설정하지 않았다. 애당초 자의적이고 정파적인 해석의 길, 나아가 정쟁과 흥정의 여지를 활짝 열어놓은 것이다.

그래도 어려움은 없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스스로 밝히지 않았는가. '부적격'의 중요한 잣대로 '법적 증명'을 거론하지 않았는가. 이 기준에 따르면 흥정하고 말 게 없다. 위장전입을 시인한 후보자들은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증명됐으니까 흥정 대상이 될 수 없고, 은행법 위반 사실을 시인한 김태호 총리 후보자 역시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 나아가 김태호 후보자는 청문회의 근본취지를 부정하는 행위, 즉 말바꾸기를 통해 위증을 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니까 더더욱 흥정대상이 될 수 없다.

실상이 이렇다. '흥정'은 애당초 성립될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흥정'을, 그것도 '한정판매'를 통해 '흥정'을 하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황당 시추에이션'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 김태호 총리 후보자 ⓒ프레시안 (최형락)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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