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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조+이재훈'…누가 살고 누가 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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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조+이재훈'…누가 살고 누가 죽을까

[전망] 김태호 놓고 여야 격돌할 듯

이명박 정부의 8.8개각 고위 공직자 후보 낙마 대상자를 두고 '0명 VS 6명'으로 여야가 팽팽하게 맞붙고 있다. 한나라당은 표면적으로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전부 양호하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아직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를 일단 제외하고 9명 중 6명은 "부적격자"라며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한나라당에서는 1~2명 낙마를 거론하고 있고, 민주당은 최소한 3명 이상은 낙마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일부 후보자에게 집중된 전선을 최대한 확장시켜 여야가 '기싸움'에 돌입했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관건은 '김·신·조+이재훈', 누가 낙마할까?

인사청문회 절차를 끝낸 후보자는 이재오 특임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등 8명이다.

이 중 유정복, 박재완 후보자 청문 보고서는 24일 채택됐고 진수희 후보자 청문 보고서도 야당의 반발·퇴장 속에서 25일 채택됐다. 이주호 후보자 역시 한나라당은 강행처리 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권 2인자' 이재오 후보자는 여당이 '무조건' 사수할 가능성이 높고, 야당도 크게 반발하지 않는 모습이다.

▲ 신재민 문광부 장관 후보자(왼쪽),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오른쪽) ⓒ프레시안(최형락)

결국 문제는 현재 청문회가 진행 중인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위장전입·부동산 투기' 신재민 후보자, '막말' 조현오 후보자, '쪽방 투기' 이재훈 후보자 등 4명으로 좁혀진다. 이른바 '김·신·조+이재훈'이다.

야당과의 '낙마자 협상'에 앞서 한나라당은 신경전에 불을 지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정서상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따른 조치는 취해져야 하지만, 과거에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의 잘못을 갖고 침소봉대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4+1'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25일 회의에서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4대 필수과목 플러스 논문 표절, 즉 '4+1'에 해당하는 후보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반대한다"며 "대통령께서 스스로 임명을 철회하든지 본인이 사퇴를 하든지 결정을 해줘야만 이명박 대통령이 펼치고 싶어 하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을 적용하면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인사와 이재오 후보자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해당된다. 현실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김태호, 신재민, 이재훈, 이주호, 조현오 후보자는 부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與, 신재민 살리고 조현오 죽이고?

일단은 여권의 기류가 중요하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의외로 이재훈 후보자는 호남 출신인데다 정치적 무게도 적어서 특별히 '살리네, 죽이네'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지만, 신재민 후보자와 조현오 후보자에 대해서는 "본인의 '흠결' 보다는 국민 감정을 살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재민 후보자는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 반면 조현오 청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낙마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현재 1~2명 정도는 '부적격'이라는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훈, 신재민, 조현오 후보자 등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김태호 두고 여야 '정치 싸움' 가열될 듯

최대 쟁점은 김태호 후보자 문제다. 각종 석연치 않은 생활비 의혹, 비리 사건 연루 등으로 청문회가 진행될수록 의구심만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 정운찬 전 총리를 '양파 총리'로 규정했던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김 후보자를 '썩은 양파 총리'로 규정했다.

▲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프레시안(최형락)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차기로 키우려 한다"는 말이 있는데다, 국무총리 후보자라는 정치적 무게를 생각했을 때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답변 태도는 한마디로 '어떻게 저런 사람이 총리가 될까' 할 정도"라며 "도저히 총리감이 못 된다"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김 후보자는 은행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했고 직권남용, 배임 등 6~7가지의 실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고 총공세를 예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 후보자를 적극 사수한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정옥임 의원 등 한나라당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의 '변호'를 자처하고 나서고, 후보자에 대한 질의 시간을 야당에 대한 '역공세'에 할애하는 등 엄호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과거 정운찬 전 총리 관련 병역 기피, 세금 포탈, 스폰서 논란 등 심각한 결격 사유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임명했던 전례가 있는만큼, 김 후보자에 대한 어떤 결격 사유가 드러난다고 해도 한나라당 의원들을 앞세워 본회의 통과를 거쳐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이 대통령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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