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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MBC 김장겸, 고영주 즉각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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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MBC 김장겸, 고영주 즉각 사퇴하라"

"블랙리스트 작성 공모, 명백한 범죄행위"

한국기자협회가 기자와 직원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인사에 활용해온 MBC 경영진과 이사회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17일 발표했다.

기자를 대표하는 직능단체인 한국기자협회마저 나서면서 MBC 김장겸 사장,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은 더욱 고립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자협회는 성명에서 "방문진 이사장이 임원진과 공모 하에 ‘블랙리스트’를 직접적으로 지시, 관리해왔다"며 "기자들의 성향을 나누고 업무 배제와 징계의 판단 근거로 활용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또 "PD 수첩에서 시작된 제작거부가 들불처럼 번져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제작 거부에 동참"하고 있지만 경영진과 방문진은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대체 인력 채용안을 제시했다 철회하는 촌극으로 사태 해결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또 "공영방송 MBC는 모든 구성원과 시청자인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송이자 공공 재산"이라며 "MBC가 국민의 품으로 되돌아올 때까지, 공영방송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힘을 보탤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MBC 사측의 파행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다수의 언론에 의하면 MBC 소속 65명의 영상취재 기자들을 파업 참여와 노조활동 이력, 정치적 성향 등으로 분류한 ‘블랙리스트’를 인사에 활용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사장 후보들을 모아놓고 노조원들의 주요 업무 배제를 노골적으로 요구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 보도들이 사실이라면 방문진 이사장이 임원진과 공모 하에 ‘블랙리스트’를 직접적으로 지시, 관리해 왔던 셈이다.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과 MBC 경영진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기자들의 성향을 나누고 이를 업무 배제와 징계의 판단 근거로 활용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부정한 범죄 행위이다. 말로는 공영방송 운운하며 내부적으로는 반민주적 언론 탄압을 자행해 온 MBC 사측과 방문진의 행태에 우리는 경악과 분노를 넘어 치욕스러움마저 느낀다.

PD 수첩에서 시작된 제작 거부 사태는 이제 MBC 구성원 전체로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시사제작국과 콘텐츠제작국 PD·기자들에 이어 11일부터는 보도국 기자 82명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지역 MBC 기자들 역시 서울로 기사 송출을 중단한 상태다. 어제는 MBC 기자협회가 5년 만에 보도부문 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미 제작거부중인 보도국 기자들에 이어 뉴미디어뉴스국 등 보도국 외부로 배치됐던 기자 67명이 추가로 제작 거부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제작 거부 동참 인원은 2백명이 넘는다.

사실상 MBC가 ‘통제 불능’ 상황에 빠져들고 있지만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은 물론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방문진 이사들은 어떠한 해답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그래왔듯 ‘자리 보전’에 혈안이 된 그들은 책임을 방기한 채 보직 간부들을 상대로 고작 ‘흔들리지 말라’는 내부 단속용 메시지만을 던지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제작거부가 확산되자 기다렸다는 듯 대체 인력 채용안을 내 놓았다가 사내외 비판과 법리적 문제에 부딪혀 채용 계획을 철회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사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자기 고백에 다름없다.

한국기자협회는 MBC 정상화를 위해 여러 차례 해직기자 원상복직과 부당 징계 철회, 그리고 경영진의 결단을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MBC 경영진과 방문진은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커녕 일방적이고도 비상식적 행동으로 MBC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그것이 지금의 MBC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한 줌도 채 남지 않은 명예라도 추스를 수 있는 길이다. 아울러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한다. 방통위는 ‘방송의 독립과 자율성 회복’을 지상 과제로 내 건 만큼 MBC 사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처참하게 망가진 MBC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지난 수년간 언론계 전반에 쌓여온 적폐의 잔재 역시 씻어낼 수 없다. 언론을 향한 국민의 불신도, ‘기레기’라는 오명도 벗겨낼 수 없다.

공영방송 MBC는 한 개인이나 경영진의 소유물이 아니다. MBC 모든 구성원과 시청자인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송이자 공공의 재산이다. 이에, 한국기자협회는 MBC 구성원들의 정당한 제작 거부를 전면 지지한다. 또한 엉뚱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으로부터 MBC가 국민의 품으로 되돌아올 때까지, 공영방송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힘을 보탤 것임을 분명히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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