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국정을 잘못 운영한 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금 당하고 있는 고초는 형사적으로 죄가 된다, 안된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대통령이란 자리는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책임을 지지 않으면 무책임한 정치가 된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어 "박 전 대통령 출당문제는 앞으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가 대표에 취임한 이후 당내 '뜨거운 감자'인 박 전 대통령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향후 당내에 작지 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정치적으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내 새끼들을 풀어달라'고 해야 했다"며 "어떻게 대통령을 지낸 분이 장관·수석비서에게 '내가 시켰나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책임지겠다고 했으면) 박 전 대통령 문제가 잡범들처럼 형사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정치적으로 처리될 수 있었다"며 "유·무죄를 법원에 의존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대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대처했다면 문재인 정부가 박 전 대통령을 저렇게 참담하게 압박하는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수 재건을 위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부정적"이라며 "국민이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서 투표를 해주면 자연스럽게 국민의 손으로 통합된다"고 설명했다.
출범 100일을 앞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출범한 지 석 달밖에 안 됐다"며 "연말까지 기다려서 잘못을 축적하고 난 뒤에 대들어야지, 시작하자마자 대들면 국민이 별로 안 좋아한다"며 본격적인 대여 공세의 시기를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의 인연에 대해 "추 대표는 저와 사법연수원 동기고, 2년 동안 같이 있었다"며 "경북여고 출신치고는 굉장히 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가 굉장히 미녀다. 지금은 살이 좀 빠져서 그런데 예전에는 통통하니 굉장히 미인이었다"며 "괜히 말을 걸었다가 찝쩍거린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봐 2년 동안 말을 안 걸었다"고 덧붙였다.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동안 재선 준비를 하지 않았다. 4년 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으면 시민이 알아주실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렇지만 요즘은 상황이 그런 것 같지 않다. 이제부터는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 대표는 토크 콘서트 직전 대구 민심의 상징인 서문시장을 찾았다. 대구 서문시장은 지난 5·9 대선 당시 홍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고 첫 번째 유세를 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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