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군 기지가 위치한 괌을 포위 사격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지 이틀 만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까지 공개하며 긴장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1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의 말을 인용, 지난 9일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IRBM)인 '화성-12' 4발로 괌을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사령관은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 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하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 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령관은 지난 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 "미군 통수권자는 정세 방향을 전혀 가늠하지 못한 채 '화염과 분노'요 뭐요 하는 망녕의사(망발)를 또다시 늘어 놓아 우리 화성포병들의 격양된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자극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성적인 사고를 못 하는 망령이 든 자와는 정상적인 대화가 통할 수 없으며, 절대적인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전략군 장병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한이 이달 하순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때를 맞춰 괌을 상대로 한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포고로도 해석될 수 있는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각) "현재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구테흐스 사무 총장은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 대결적인 레토릭이 이어지는 것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이날 미국에 자제를 주문하며 북미 대화로 상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냉정함을 유지하고 상대(북한)의 위험한 행동을 자극하는 어떤 움직임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 당국이 대화를 시작할 방법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네벤쟈 대사는 "러시아는 (양국의) 협상을 위해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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