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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만나 "가슴 깊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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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만나 "가슴 깊이 사과"

"더이상 안전으로 억울한 눈물 없도록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오늘 제가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청와대에서 만나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며 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결과적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피해가 발생한 후에도 피해 사례들을 빨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피해자들과 제조기업 간의 개인적인 법리관계라는 이유로 피해자들 구제에 미흡했고 또 피해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들이 느꼈을 고통, 그리고 자책감, 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며 "어떤 위로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부모님들, 건강을 잃고 힘겨운 삶을 살고 계신 피해자분들, 함께 고통을 겪고 계신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책임져야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특별구제 계정에 일정부분 정부예산을 출연해서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하겠다"면서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이 필요한 사안들은 국회에 협력을 요청 하겠다"고 했다.

이는 9일부터 시행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구제계정운용위원회' 등을 통해 피해자 구제 체계를 마련했지만, 피해 인정 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특별구제 계정은 가습기살균제 생산업체들이 낸 기금 1250억 원으로 조성되지만, 재정이 고갈될 경우 추가 조성의 근거는 없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의 의견을 직접 듣고 앞으로 대책 마련과 대책 추진에 반영해나가겠다"며 "다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같은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우리 국민들이 더이상 안 전 때문에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는 지난 6월 '적절한 수준의 대통령 사과 발언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안방의 세월호'라고 규정하며 정부 차원의 사과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피해자들과의 만남에 앞서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가습기살균제 재발방지 입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살생물 물질과 제품은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에만 시장 유통을 허용하도록 하는 '사전승인제'를 도입키로 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이와 유사한 옥틸이소치아졸리논(OIT) 등이 해당된다.

위해성평가 결과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생활화학제품은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 고시하고 안전, 표시기준을 설정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제조·수입자는 해당제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3년마다 시험·검사기관에 확인하도록 의무화했다.

살생물제 안전관리법 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화평법 개정안은 살생물제안전관리법으로 이관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은 9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운영하고, 종합지원센터 및 보건센터를 설치해 저소득층 피해자에 의료비 등을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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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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