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두고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국민대통합과 선진화라는 과제 속에 '함께 가는 국민, 더 큰 대한민국'을 역설한 것은 시의적절했다"며 "또 '공정한 사회' 구현을 강조한 것은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 것으로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한나라 "환영한다"
이 대통령의 대북(對北) 메시지에 대해서도 안 대변인은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의 과정을 제시한 것은 매우 현실적인 제안으로 평가하며, 국회 등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이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경축사에서 언급된 극단적인 대결정치와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의 경우 그 동안 정치권에서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제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정치선진화 차원에서 현실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들 "진정성 결여"…"반성없는 말잔치"
반면 야당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민주당 조영택 비대위 대변인은 "한 마디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공허한 말뿐인 경축사"라고 혹평했다.
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갑자기 '공정한 사회'를 주장한 것은 진정성이 결여됐을 뿐 아니라 전술적, 인위적 의도를 느끼게 한다"며 "독식과 오만의 인사, 인권 유린의 공권력 운영 등의 정치행태를 보이며 남 탓으로 일관해온 현 정권이 국민 화합과 정치선진화를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통일세 신설 등의 방안을 제시한 대목에 대해서도 조 대변인은 "뜬금없는 주장을 할 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쌀 지원과 6.15 및 10.4 선언 이행의지 천명 등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미완의 광복으로 끝난 불행한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비전 제시문제를 국민과 국회에 전가한 매우 미흡한 경축사"라는 반응이다.
박 대변인은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대통령이 제시한 구체적 실천과제는 시장경제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개헌 등 정치개혁 의지를 드러낸 대목에 대해선 "개헌 의지가 있다면 직접 발의하면 될 일이지, 자꾸만 국회에 전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오만과 독선의 일방독주 국정운영에 대해 자기 성찰과 반성이 없는 기념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민심을 헤아리지 않고 4대강 총리와 실세 장관 지명을 강행한 데 이어,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마저 차관으로 영전시킨 것에 지금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며 "이와 관련해 변명 한마디 없다는 것은 결국 대통령의 뜻이니 국민들과 야권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극단적인 오만과 독선이 깔려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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