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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태호, 그리고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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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태호, 그리고 청문회

[김종배의 it] '박연차 돈' 수수 의혹 밝혀질 수 있을까

박근혜는 나서기 어렵다. 개각이 못마땅해도, 개각에 자신을 향한 암수가 숨어 있어도 나서기 어렵다.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가 그토록 중요시하는 명분 말이다.

현재 전개되는 개각 논란은 공학 차원의 것들이다. 계파 구도를 전제로 유·불리를 따지는 것들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애용하는 '국민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과 계파와 연관된 말들만 오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려면 판이 바뀌어야 한다. 후계구도니 세력판도니 하는 논의 틀을 뛰어넘는 '플러스알파'가 나와야 한다. 그게 바로 도덕성이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야 '국민을 위한'다며 보폭을 넓힐 수 있다.

관건은 청문회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 인준 청문회에서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 행보가 달라지고 정치판이 달라진다.

헌데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과 다수 언론은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미국 뉴욕의 한인식당 종업원을 통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청문회 검증항목 1호라고 입을 모으지만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눈 여겨 볼 게 있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행동 개시 시점이다.

▲ 김태호 총리 내정자 ⓒ청와대

각종 보도를 종합하면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경남지사 불출마를 선언한 건 1월 26일, 이보다 두 주 앞선 1월 12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더 큰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중앙일보> 보도). 그러니까 최소한 1월 12일 이전에 '큰 꿈'을 꾸기로 작정했다는 얘기다. 그 계기가 뭘까?

바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지난해 12월(발표는 1월 8일)이었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는 이 때를 기점으로 판을 키우고 무대를 옮기기로 작심한 것이다.

점검사항이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단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기대어 의혹이 '클리어' 됐다고 자신한 것인지, 아니면 그것 말고도 다른 '믿는 구석'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청문회 전도를 가늠할 수 있다.

청문회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도 이 점을 주목하는 것 같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어제 "김 총리 내정자는 3선의 경남도지사 출마를 스스로 포기했는데, 스스로 포기하는 과정에 뭔가 석연치 않았던 그런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정가에 많이 알려져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한 걸 보면 그렇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민주당 등이 검찰의 '미진한 수사'를 공격할 수는 있어도 검찰 수사 결과를 뛰어넘는 다른 결과, 즉 '박연차 돈'이 김태호 총리 내정자에게 전달됐다는 확증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그러려면 '박연차 돈'을 대신 전달한 사람의 증언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게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전병헌 의장이 언급한 "석연치 않았던 내용들"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빅딜설(경남지사 불출마를 조건으로 정권이 의혹을 덮어줬다는 의혹)을 뜻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선후관계가 맞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설령 사실이라고 가정해도 그건 당사자만이 아는 일이니까, 하지만 당사자는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니까 캐기 어렵다.

그래도 단정하지는 말자. 지금까지 검토한 건 '박연차 돈' 수수 의혹 한 건 뿐이다. 이것 말고도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이 여럿 있고, 청문회에서 예상치 못했던 의혹이 불거진 경우도 여럿 있다. 청문회는 열려봐야 안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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