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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이 '박근혜 품평'을 거듭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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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이 '박근혜 품평'을 거듭 하면?

[김종배의 it] 손 안대고 코 푸는 친이계

김무성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품평 발언'을 통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격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충언하려 한 것인지는 둘째 문제다. 그가 겨냥한 대상이 박근혜 전 대표인지, 아니면 측근들인지도 둘째 문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김무성 원내대표가 '품평'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나아가 그 측근들까지)에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품평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언젠가는 본격적으로 불거질 계파 갈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세상이 다 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 때 친박계의 좌장이었다. 누구보다 박근혜 전 대표 가까이에 있던 사람, 누구보다 박근혜 전 대표를 잘 아는 사람으로 통한다. 이런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본격적으로 '품평'을 하면 친박계는 곤란한 지경에 빠진다. 친이계의 공격이야 정치적 반대세력의 왜곡·탄압으로 맞받아치겠지만 김무성 원내대표가 공격하면 그러기가 쉽지 않다. 한 때 '동지'였던 사람의 '내부 고발'처럼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입 닫으면 된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양 계파의 중간지대에서 '묵언'으로 일관하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어진다. 이번 '품평 파문'을 거울삼아 다시는 입을 열지 않으면 된다. 헌데 그럴 것 같지 않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연합

김무성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민주주의에 대한 '무개념'을 품평하면서 동시에 말했다. "민주주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것만이 아니다. "결정적 문제(민주주의에 대한 무개념 등)를 고쳐서 박 전 대표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이제 거의 소진해 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박근혜 전 대표를 고칠 여지도, 박근혜 전 대표가 스스로 고칠 여지도 별로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

이 같은 해석이 과한가 싶어 다시 둘러봤지만 결론은 같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거듭 말했다. '품평 파문'이 불거진 후에도 "그런 얘기도 못하느냐"고 했고,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박근혜도 없는 것 아니냐"고 했고, "내가 친박에서 쫓겨난 지가 언제인데"라고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거침이 없다. 할 말을 했을 뿐이라는 생각을 '정권재창출' 명분으로 강화하는 그이기에 거침이 없다. 친박계에서 파문당해 계파 제어력이 미치지 않는 그이기에 거침이 없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말해 김무성 원내대표의 의욕이 "거의 소진"아니라 '완전 소진'되는 상태에 이르면 거침없이 내달릴 수 있다.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 위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울 수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품평'이 재개되고,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의 역공이 전개되면 김무성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을 거듭해서 떠올릴테니까.

친박계가 진창에 빠진 사이에 친이계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반박' 또는 '친이'라는 점이 공인되기 전까지는.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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