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신세 박희태, MB와 최종담판?

양산 공천·대표직 유지 여부…靑 독대서 결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경남 양산 출마를 사실상 굳힌 가운데 대표직 유지 여부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박 대표 본인은 대표직을 유지한 채 출마하길 원하고 있다. 선거전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양대 계파인 친이-친박의 셈법은 다르다. 내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정중동' 스탠스를 취하길 원하는 친박계는 '관리형'인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원하지만 청와대와 친이계는 정권 박 대표가 직을 유지하고 출마할 경우 정권 중간평가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1일 오후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 대표의 당청 회동에서 '대표직 유지 여부'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벌써 재보선에 개입?

공천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친이계 장광근 사무총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희태 대표가 출마한다면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반면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박희태 대표가 대표직을 떼고 나간다고 해서 정권 중간평가의 의미가 줄어들겠느냐"라며 "박 대표는 친박계를 위해 애를 쓰신 분이다. 출마를 한다면 대표직을 유지하고 출마하는 것이 표 계산을 위해서도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친박계의 이같은 우려는 박 대표에 대한 배려 뿐 아니라 대표직 사퇴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정몽준 최고위원의 대표직 승계와 함께 궐석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원포인트 조기 전당대회'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처럼 계파간 셈법이 교차하는 와중에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11일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된 강릉을 방문해 친박계 심재엽 전 의원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키로 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의 재보선 개입 조짐이 보이면서 친박계의 지원이 절실한 박희태 대표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의중이 어떤 식으로든 전달되더라도 박 대표의 고민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서민행보'를 강조하는 시점에서 당대표가 자신의 선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재보선 일정이 '재정 건전성 우려', '예산안 처리' 등 현안이 집중된 정기국회 기간과 겹친만큼 당 대표가 일신의 이익을 위해 계파 갈등의 불을 지핀다는 논란이 일 조짐이다. 게다가 '전략공천'을 통한 양산 무혈입성을 원하는 박 대표의 모습에도 곱지 않은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