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유엔 기후변화협약 측에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다 실패해 톡톡한 망신을 당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지난 4월 수자원공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측에 '4대강 수력발전'과 관련해 CDM(청정개발체제)로 인증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했다. 그러나 유엔 측은 "4대강 사업이 온실 가스 저감 효과는 미미한 반면 신규로 추가되는 침수 면적이 크다는 이유로 이 사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토해양부가 4대강에 설치할 16개 보에 소형 수력발전 설비를 하나씩 건설해 전기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수력발전 전력밀도(생태계파괴면적 대비 발전 용량) 인증 기준에 미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수력발전이 보 건설과 무관한 별도의 사업인 것처럼 자료를 제출했다.
즉 보 건설이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미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포함돼 있던 수력발전 부분만 따로 떼네 마치 4대강 사업이 아닌 것처럼 포장해 유엔 인증을 받으려 시도했지만, 이마저 유엔 친환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셈이 됐다.
조 의원은 "4대강 16개 보에 설치할 수력발전에 대해서는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이라며 그동안 과장되게 홍보해왔고, 이와 함께 4대강 사업이 친환경 사업이라고 홍보해 왔는데 결국은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또 "4대강 사업의 보 건설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수력 발전을 보 건설과 무관한 사업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유엔 인증에 유리하는 정부의 판단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는 허위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결국 4대강 사업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반환경 사업인만큼 이 사업이 친환경 사업이라는 허위 광고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실을 밝히고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4대강 사업 관련 발전기의 CDM 인증을 공식 신청한 적이 없다. 단순히 설명을 요청했고, 그에 대한 회신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조승수 의원 측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조 의원 측은 "공식 신청을 해서 퇴짜를 맞은 것은 아니지만, 유엔 측에서 발전기 사업이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