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격랑에 휩싸였다. 박주선 최고위원, 천정배 의원 등 '민주희망쇄신연대' 소속 비주류는 현 지도부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며 임시지도부 구성을 요구했다.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사실상 비대위 체제를 가동시켜야 한다는 것.
쇄신연대는 29일 오전 아침 긴급 모임을 갖고 "6.2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게도 제대로 된 정략과 정책도 없이 재보선에 임한 지도부는 분명히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은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폭정을 심판함과 동시에 민주당에 획기적인 변화와 뼈를 깎는 쇄신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런 요구를 외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쇄신연대는 "우리는 그동안 재보선 후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 공정한 전당대회를 위해 임시지도부 구성을 요구한 바 있다"며 "이런 요구와 함께 재보선 민심에 대해 지도부가 어떻게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쇄신연대 소속 김영진 의원은 선거 패배와 관련해 "(민주당 패배라는) 불행한 예언이 맞아 떨어졌다고 해서 기뻐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착잡한 심정이다"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 못한 점을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역시 쇄신연대 소속인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책임 정당 구현과 이번 전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이미 임기가 종료된 현 지도부의 사퇴와 임시 지도부 구성을 위한 질서 있는 당내 논의를 제안한다"며 정세균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쇄신연대 소속 이종걸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전당대회 재출마설이 나오는 정 대표를 겨냥해 "헌정사에 있어서 2년 임기의 야당 대표가 2년을 하고 또 재선을 해서 2년을 독주한다는 것은 사실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야당 2년을 이끌어온 정세균 체제가 결국 비대위 구성으로 불명예스럽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또 당초 전당대회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했던 정 대표가 이같은 당내 불출마 요구를 무릅쓰고 출마를 감행하는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천정배 "민주당을 쇄신으로 이끌 인물은 바로 나"
당권 도전을 선언한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시지도부 구성을 요구하며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천 의원은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우리의 무능이 패배를 불러왔다, 그래서 우리가 져준 거나 다름없다는 반성의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현 지도부의 문제점을 맹비난했다.
천 의원은 특히 야권연대에 소극적이었던 정세균 대표를 겨냥해 "심지어 나는 광주를 양보하라는 얘기까지 했다"고 말했고,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공천된) 후보도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후보였다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민주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강력하게 과감하게 이끌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새로운 인물이 책임져야 한다"며 "천정배가 그 점에 있어서 가장 적임이라고 믿고 국민과 당원의 신임을 얻기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승리와 관련해 천 의원은 "이재오 의원이 당선됐으니 축하를 드리고 싶지만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오판을 더 부추기거나 좀 더 강하게 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친이-친박계 간 갈등에 대해서도 "그 사람들끼리 늘 싸우는 일인데, 앞으로 더 열심히 싸우게 될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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