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때 병세가 악화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9일 6시 30분 현재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오후 6시 경 기자들과 만나 "약물 투여로 (건강 상태를)유지하고 있는 중이며 현재는 횡보(橫步)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이와 관련해 "횡보상태라고 하면 '옆걸음'이라는 말인데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위중한 상황과 회복하는 상황 중) 어느쪽으로 갈지 모르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이날 한때 'DJ 고비설'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 쪽에서 김 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한 문의가 왔었다. 그래서 병실에 올라갔다 왔는데 현재 김 전 대통령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 측과 건강 상태에 대해 브리핑을 안하기로 조율했다"며 "현재 살아계신다는 것 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준 교수 등 김 전 대통령 주치의와 의료진은 24시간 병원에서 대기하기로 했으며 이날 새벽부터 출근했던 박창일 원장은 현재 퇴근한 상태다.
앞서 이날 오후 4시 30분 경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모든 수치가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료진이 열심히 진료하고 있고 우리는 의료진을 100% 신뢰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일부 언론 보도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경을 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가족 회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박 의원은 "그런 일은 없었다. 루머다"고 일축했다.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씨는 이날 중국에서 급히 귀국해 병원을 찾았고 장남인 김홍업 전 의원 등도 20층 대기실에서 병세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부모가 아프면 가족들이 모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고비설'과 관련한 보도가 나오자 동교동계 인사인 한광옥 의원, 김옥두, 권노갑, 한화갑, 설훈 전 의원이 병원을 다녀갔고, 한명숙 전 총리 등도 병원을 찾았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한 때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10일로 예정됐던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D-1000 기념행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국회, 국외인사, 지역 관계자 등 1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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