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급격히 악화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이날 오전 11시 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진 약식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김 전 대통령의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났으나 현재는 두 수치 모두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의식은 있으나 잠을 많이 주무시는 편"이라며 "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잠을 많이 자게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 등 가족들과 권노갑 전 의원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들은 병원 20층에 위치한 VIP 대기실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도 수시로 중환자실을 드나들며 김 전 대통령의 병세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최경환 비서관에 따르면 전날 권양숙 여사는 이희호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10여 분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서울로 올라가 찾아뵈어야 하는데 전화로 문안을 드린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쾌차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여사는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데 전화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김 전 대통령에게 말씀을 전해드리겠다. 김 전 대통령이 회복된 뒤 서울에 올 기회가 있으면 만나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도 김 전 대통령의 병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쾌차를 빌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국민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 병석을 털고 일어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에 병마를 이겨낼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국민들 마음에 큰 슬픔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마저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이 착잡하다"며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고 남북관계와 한국 민주주의 발전 등 여러 분야에 고언을 해주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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