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추가 피해자로 "정두언, 정태근 의원 정도 (사찰을 당한 의혹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른 의원들에 대한 사찰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두언 최고위원, 정태근 의원은 남경필 의원과 함께 2008년 이상득 의원 총선 불출마 요구가 담긴 '55인 성명 파동'을 이끈 주역이다. 이 때문에 이들 의원이 보복성 사찰을 당한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이날 "남경필 의원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 정두언 최고위원과 정태근 의원 주변에 대한 뒷조사도 광범위하게 진행됐다"고 한 여권 핵심 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권 핵심 인사는 2008년 국정원의 모 직원이 정두언 최고위원의 뒷조사를 하다가 발각돼 한나라당에서 해당 직원의 인사조치를 요구했다는 사례도 밝혔다. 정태근 의원의 경우 부인이 재직한 컨벤션 업체와 거래한 기업을 상대로 왜 해당 컨벤션 업체와 거래했는지를 추궁했다고 전했다.
남 의원에 대한 사찰의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남경필 부인이 피소당한 사건과 관련해 내린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해당 사건 담당 경정을 조사하며 "남 의원이 부인의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내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찰이 보복성이며, 그 배후에 이상득 의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남 의원은 "제가 예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검찰 수사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고, 또 무엇이 배경인지에 대해서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총리실 직무 벗어난 정치인 조사가 사실이라면 관계자는 모두 엄중 문책돼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지금 (다른 의원 사찰 관련) 여러 얘기들을 듣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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