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제보를 공개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이 진위확인을 게을리했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부실 검증'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13일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한 이준서(구속) 전 최고위원과 그로부터 조작된 제보를 넘겨받은 공명선거추진단 인사들이 제보 검증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확인 중이다.
검찰은 참고인 진술과 현재까지 드러난 관련 증거로 볼 때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에게 해당 제보의 진위를 확인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이들이 폭로를 위해 확인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의원과 김 변호사가 진위확인을 위해 이 전 최고위원으로 받은 것은 당원 이유미(구속)씨가 조작한 카카오톡 대화 캡처 화면에 준용씨의 '동료'로 나오는 김모씨의 이메일 주소 하나뿐이다.
김 전 의원 등은 이 이메일 주소로 김씨에게 제보 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등 추가 검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고는 대선을 사흘 앞둔 5월 5일 열린 기자회견에 나서 제보를 폭로했다.
기자회견 뒤 김 전 의원 등은 제보 내용이 맞는지 확인을 재차 요청했지만, '제보 내용이 100% 사실이다'라는 이 전 최고위원의 말만 들었을 뿐 별다른 추가 검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은 이어 5월 7일 2차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제보가 진짜라고 주장한다.
검찰은 검증에 1차적인 책임을 지는 김 전 의원과 김 변호사가 검증 과정에서 보인 일련의 행위들을 보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14일 김 전 의원과 김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 조사가 끝나면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 소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 의원 보좌관 김모씨의 휴대전화를 이달 8일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김씨는 폭로 기자회견 전날 제보 검증을 위해 열린 회의에 김 전 의원, 김 변호사,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참석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공명선거추진단에서 일했기 때문에 휴대전화에 의미 있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차원에서 확보했다"면서 "김 전 의원 등이 제보를 공개하기까지 과정에서 한 일들을 쭉 복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과 김 변호사의 휴대전화 통화·메시지 내역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3일 오후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소환해 제보 자료를 넘기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 등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캐묻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유미 씨도 동시 소환해 보강 조사를 했다. 이씨 기소는 14일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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