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문준용 씨 특혜 제보 조작 사건' 파장 가운데서도 차기 전당대회 일자를 8월 27일로 확정함에 따라 당권 경쟁이 시작됐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당권 주자 후보군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위기에는 제대로 된 장수가 필요하다. 돌파력이 필요하다"며 "당을 위기에서 구해보고자 전당대회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다른 건 몰라도 위기를 돌파하는 데는 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유효하게 쓰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속도감 있게 개혁의 경쟁자로서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서, 국민의당 지지자와 당원들이 부끄러운 현실을 벗어나고 자부심을 찾게 하고 싶다"고 했다.
정 의원은 "'당원 주권'을 확실하게 구현하는 것을 바탕으로, 민주당과 개혁의 경쟁자로 나서야 한다. 여기에 살 길이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야당인데 '개혁 야당'이다. 수구 야당과는 분명히 다른 야당"이라며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는 광장 시민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수구 세력을 주변화하는데 전면에 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 회복과 정착 과정에서 개혁의 경쟁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민주당과의 관계를 설정할 기본"이라며 "그 점에서 바른정당과도 협력하고 공조할 공간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이후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집권 여당이 좀 넉넉했으면 좋겠고 큰 폭의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민주당을 간접 비판하면서도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지도부가 열린 자세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최대공약수를 집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보 조작' 사태에 대해 "국민의당을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지지해준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며 "국민의당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서 다시 성장하려면 8.27 전대를 큰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작 사건에 대해 "정당은 기본적으로 시스템인데, 국민의당 현실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작동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유미 씨 사태"라며 "그리고 위기관리는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기본인데 그 점에서 시간을 늦추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안철수 전 대표의 침묵을 비판하기도 했다.
단 그는 '안철수 사당화'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서는 "대선 패배는 이미 과거의 일"이라면서도 "지금은 어떡하면 당을 존폐의 기로에서 살려낼 것인가, 앞으로 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여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당 창당과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역할이 중요하고 결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이고 다 인정한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면서도 "국민의당이 당으로서 '준공 검사'를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것이 대선에서 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재창당에 버금가는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당권 주자로는 정 의원 외에 천정배 의원, 문병호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손학규·김한길 전 대표가 나설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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