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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CD공장 백혈병, 첫 산업재해 인정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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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CD공장 백혈병, 첫 산업재해 인정의 의미는?

형식적인 역학조사의 한계 인정

삼성전자 LCD 공장 노동자가 걸린 만성골수성 백혈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삼성 반도체 공장이 아닌 LCD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건 처음이다. 아울러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난소암에 걸려 사망한 고(故) 이은주(당시 36살) 씨가 2심 재판에서 이겼다. 난소암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첫 판결이 2심에서도 유지된 것.

고교 3학년 때 삼성 공장 취업, 그리고 백혈병 진단


올해 33살인 김모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2년 7월 삼성전자 LCD 공장에 취업했다. 현장실습 도중 채용된 것이다. 이후 그는 5년7개월 동안 일하다 심한 피로감·생리불순 등의 이유로 2008년 2월 퇴사했다. 그리고 2년 뒤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2014년 10월 요양급여 신청을 냈다. 이 사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김 씨의 질병에 대해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씨가 산업재해 승인 신청을 한 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에 대해 역학조사를 했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김 씨의 백혈병이 그가 담당했던 업무와 관련성이 낮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를 뒤집는 결정을 했다. 일회성 측정을 바탕으로 진행한 역학조사가 지닌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일회성 조사가 지닌 한계

판정문은 "일회성 측정 결과가 김 씨가 근무했던 일상적이고 계속된 작업과정 중 발생하는 실제 유해물질의 노출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김 씨가 충분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고, 근무 기간이 긴 점을 보면 작업환경측정 결과나 역학조사 결과보다 더 많은 양의 발암물질 또는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요컨대 김 씨가 공장 안에서 다양한 유해물질에 '복합적으로', '장기간' 노출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씨의 백혈병 발병 당시 나이가 25세에 불과했다는 점, 김 씨는 유전 및 지병 등 직업과 무관한 백혈병 발병 요인이 없다는 점, 삼성전자가 첫 번째 직장이었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결정적으로 김 씨가 삼성전자에서 일할 당시 충분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은 이번 판정에 대해 '일회성 측정에 바탕한 역학조사가 지닌 한계'를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그간 형식적인 역학조사 결과를 근거로, 산업재해 인정을 거부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반올림은 산업재해 여부에 대한 입증 책임이 여전히 재해자(일하다 재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있는 데 대해선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난소암으로 사망1, 2심 모두 '업무 관련성' 인정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난소암에 걸린 다른 노동자도 이날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재판장 김흥준)는 7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온양사업장에서 6년 넘게 일하다 퇴사한 뒤 2012년 난소암으로 숨진 이은주(당시 36살) 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1월 서울행정법원 2부(재판장 박연욱)의 난소암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첫 판결이 2심에서도 유지됐다. 이 씨는 1993년 4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건강이 악화되자 1999년 퇴사했다. 그 뒤 난소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2012년 1월 세상을 떠났다. 이 씨의 가족은 이 씨의 난소암이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했다. 결국 소송이 진행됐고, 1심과 2심 모두 이 씨의 가족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이 씨의 난소암이 업무상 재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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