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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제재와 압박은 수단, 평화 깨뜨려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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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제재와 압박은 수단, 평화 깨뜨려선 안 돼"

"北 ICBM 개발 속도 안심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과 관련해 "북한은 어제 가장 고도화된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평화에 대한 아주 심각한 도전이고 위협"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총리실에서 가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만찬회담과 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그러나 결국에 있어서는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메르켈 총리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수위)가 높아진 만큼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해져야 하지만 제제와 압박이 북한을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이끄는 수단이 되어야 하고 평화 자체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처럼 긴장이 높아질수록 우발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자칫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제재와 압박을 높이되 상황관리도 함께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해선 압박과 제재가 불가피하지만, 제재의 목적은 대화인 만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는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내일 나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데 빠른 반응이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중국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중국이 지금까지 역할에 더해서 조금 더 기여해주기를 기대한다"며 "내일 시진핑 주석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면서 지속적으로 많은 질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 핵 미사일 기술 발전 정도를 묻는 메르켈 총리의 질문에 "북한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거의 ICBM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ICBM 개발은 2년쯤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거리는 늘었지만 정확도와 핵탄두 탑재 가능 여부는 미지수이고, 이 역시 2∼3년 후쯤 가능할 것으로 판단할지 모르지만 지금 속도로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고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현재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발전의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내일 아침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저녁의 한미일 만찬 회담에서 깊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굉장히 고도화된 것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이고, 국제적 압박과 제재가 있어야 되는데 그 부분과 관련하여 말씀해 주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으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이지만 북한 미사일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원국의 공동결의를 담아내기 위해 의장국으로서의 관심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G20의 모든 국가가 동의하면 최종 공동성명 채택도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G20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며, 모든 회원국이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내용과 유엔 결의 및 그 조치에 따라야 한다는 정도의 내용을 의장국 성명에 기술적으로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도 "북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유엔 안보리에 맡기되 G20은 원칙적인 입장에서의 공동의지를 표명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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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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