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재보궐 선거'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비(非)민주 야당들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13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책임 있는 모습으로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노당 "민주, MB 심판 완성에 모든 힘 기울일 생각 있나?"
이정희 대표는 이날 "정세균 대표가 야권 연대와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은 계속 언급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만남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야권 당 대표 간 회동을 통해 '선(先) 단일화 선언'을 하고 구체적 논의에 착수하자"고 제안했다.
두 당 대표가 만나 '은평을 단일화'라는 큰 전제에 일단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식은 그 후에 결정해도 된다는 것이다.
은평을 선거에 나선 민노당 이상규 후보도 "민주당이 혹 지난 지방선거 성과에 자만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진정으로 이명박 정부 심판 완성에 모든 힘을 기울일 생각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민주당을 몰아 세웠다.
민노당은 은평을을 놓고는 민주당에게 양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지만, 광주 남구에서는 국민참여당과 우선 손을 잡을 분위기다. 민노당과 참여당은 광주 남구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4일까지 단일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다만, 민노당은 은평을에서도 비민주 단일후보를 만들자는 참여당의 제안에는 현재까지 부정적이다.
참여당 "장상 후보, 문국현-이재오와 만나 6% 그친 18대 전철 밟을 것"
은평을에서 천호선 후보가 출마한 국민참여당은 단일화 촉구보다는 승리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참여당 양순필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야당 후보들이 단일화하지 못하면 '필패'라는 생각은 맞지 않다"며 "장상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6%를 얻는 데 그친 민주당 후보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참여당은 "무엇보다 민주당 스스로 장 후보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자기들 스스로 '이길 수 없는 후보'라고 낙인찍은 인사를 어쩔 수 없이 공천하며 사실상 은평을 선거를 포기하다시피 했다"고 비난했다.
천정배 "야권 단일화 위해 광주 남구 양보해야"
민주당 내부에서도 야권 단일화를 위해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내 비주류 인사로 분류되는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적 야권 단일화를 위해 민주당이 광주 남구를 다른 야당에게 양보하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월드컵 축구에 비유하자면 지난 6.2 지방선거는 16강, 이번 7.28 재보궐 선거는 8강, 2012년 총선은 4강, 대선은 결승전"이라며 "야권 단일화를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확고하게 이끌고 가 정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기는 연대를 해야 한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민노당과 참여당이 광주 남구에서 먼저 단일화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전국적 단일화를 요구하던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