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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단독 범행" 결론…검찰 수사에 국민의당 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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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유미 단독 범행" 결론…검찰 수사에 국민의당 명운

진상조사단 "박지원-안철수 관여 증거 없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관련 '증언 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단이 예상대로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박지원 당시 당 대표나 안철수 대선후보 등은 사전에 조작 사실은 물론, 회견 자체에 대해 몰랐다는 것이다. 다만 박지원 전 대표가 사건 관련자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통화한 정황이 추가로 나왔으나, 박 전 대표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또 국민의당이 조작된 제보를 곧이듣고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 최소 요건은 갖췄다"면서도 "추가 검증 과정을 거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일부 과실을 인정했지만, 조작 사실을 대선 이전에 사전 인지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만약 검찰 조사에서 당 조사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국민의당의 신뢰도는 더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박지원이 관여·인지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어"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3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거조작과 관련해 당의 직접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종합적 결론은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것)"이라며 "박지원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인지했거나, 조작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보일 만한 어떤 증거나 진술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관영 단장은 "국민의당이 검증에 실패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조직적으로 없는 증거를 조작할 만큼 미숙한 정당이거나 파렴치한 정당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단장은 "진상조사단에서는 박 전 대표와 이준서 간, 안 전 대표와 이준서 간의 관계가 사건을 공모할 만큼 자주 연락하거나 친분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그 외에, 대선캠프 보고 라인에 있었던 장병완 총괄선대본부장 역시 지역 유세에 집중하고 있어 기자회견 전 해당 내용에 보고받은 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김 단장은 사건 경위에 대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4월 말경 이유미에게 파슨스 스쿨(출신) 지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문준용 씨에 대한 정보 수집을 요구했다"며 "이유미는 '파슨스 출신 김○○ 씨에게 들었다'며 여러 얘기를 전했고, 이준서는 제보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해당 내용에 대한 추가 물증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이유미는 최초로 카카오톡 단체 대화 메시지 화면을 조작해 제공했고, 뒤이어 음성녹음 파일까지 남동생을 동원해 조작해서 이준서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이 과정에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조작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6월 25일 저녁 (이준서·이유미와 이용주·김성호·김인원 간의) 5자 회동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유미는 '이준서의 거듭된 자료 요구 압박에 못이겨 증거를 조작했다'고 진술했으나 '이준서가 이유미에게 명시적 혹은 은유적으로라도 조작을 지시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 '그런 부분은 없다'고 이유미가 답한 바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 전 해당 의혹 내용이 당 지도부에 보고됐는지에 대해 김 단장은 "이준서는 해당 제보를 입수한 5월 1일경 관련 내용을 언론사 3개사 기자와 박지원 당시 대표에게 알렸다"며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준서의 제보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준서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당시 박지원 대표와 한 차례 통화한 내용이 밝혀졌다"며 "(이 통화 내용은) 구체적 제보 내용을 의논한 게 아니라 '바이버로 자료를 보냈으니 확인해 보라'는 내용의 간단한 통화 내용이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기억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는 "발신 내역에는 (이 전 최고위원과의 통화 기록이) 없고, 정확한 것은 이 전 최고위원의 발신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좌관을 통해 밝혔다. 수신과 발신 내역이 모두 표시되는 휴대전화의 '최근 통화 기록'의 경우에는, 이미 두 달 전의 일이어서 박 전 대표의 전화기에는 5월 1일의 내용이 표시되지 않는 상태라고 김 단장은 전했다.

김 단장은 또 "안철수 전 대표에게 당 내에서 이 건에 관해 보고한 적은 없는 것으로 진술되고 있다"며 "이준서나 이유미 등이 안 전 대표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5일(기자회견) 이전에 문자 메시지 등으로 내용을 전송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안 전 대표의 휴대전화 기록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이 5월 3일 조작된 음성파일을 입수한 후, 박지원·안철수 전 대표는 아니라도 당 내의 누군가와 상의했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김 단장은 "이준서에 의하면 5월 1일 처음으로 캡처 화면을 받고 3개 언론사 기자와 박지원 전 대표에게 보냈으나, (해당 3개 언론사의) 기자들이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진술을 바꿀 수도 있으니 (제보자의) 연락처를 주면 직접 통화하겠다'고 해서 이 내용을 이유미에게 전했고, 이유미가 '파슨스 스쿨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댜니는데 자꾸 전화가 오면 회사를 다니기 어렵다'고 해서 (이준서가 다시 이유미에게) '녹취를 다시 제공할 수 있느냐', '기자와 상의한 결과 녹취 정도면 상의해볼 수 있다'고 했다"면서 "5월 4일 이용주 의원실에서 당 공명선거추진단 간부들과 만나기 전까지는 기자들과만 (제보 내용에 대해) 상의했다"고 말했다.

검증 과정 및 대선 후 후속조치는?

국민의당이 조작된 음성파일 등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도 진상조사 대상이었다. 김 단장은 이에 대해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은 이준서가 제공한 문준용 관련 카카오톡 메시지와 (음성)녹취록 등을 5월 4일 오후 2시와 8시경 이용주 의원 사무실에서 만나 확인하고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며 "김인원 부단장의 진술에 따르면, 이유미가 제공한 카카오톡 대화방(화면)에 등장하는 김모 씨와 박모 씨가 실제로 파슨스 스쿨 동문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녹취록에서 나온 이야기가 실제로 유학 생활을 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인 점은 물론 전달자가 이준서 당시 최고위원이었다는 점에서 제보자 신뢰도에 대해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김 부단장이)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제보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 검증 절차를 진행했고, (김모와 박모 씨) 두 사람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확보하기 위해 이준서에게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요구했지만 이준서는 제보자 보호의 중요성과 신변 보호 필요성을 언급하며 제출을 미뤘다"며 "제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을 해야 한다는 (공명선거추진단의) 거듭된 요구에 김모 씨의 이메일 주소를 제공했고, 제공된 주소를 기자단 대표를 통해 이메일 인터뷰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 정도면 신원 확인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회견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비록 검증과정에서 최소 요건은 갖췄다고 볼 수 있지만, 제보자 김모 씨와 문준용 씨의 파슨스 스쿨 입학 시기 등 추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이런 점에서 부실 검증과 관련해서는 당이 보다 확실한 후속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즉 검증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은 일부 인정한 것이다.

김 단장은 "충분히 검증을 못한 채 보도가 된 것은 입이 백 개, 천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잘못"이라며 "증거를 조작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만들어낸 상황에 당의 검증 시스템은 조작을 걸러내지 못하고 무력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증거가 조작된 것이라는 것을 국민의당에 최초로 인지한 시점은 김 단장에 따르면 6월 24일이다. 김 단장은 "이유미는 6월 20일경, 지난 5월 5일 기자회견 이후 있었던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실제로 진행되고 본인에까지 6월 26일에 출석하라는 요구가 오자 자신의 증거 조작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한 상황에서 6월 24일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과 이용주 의원에게 털어놓았다"며 "이용주 의원은 24일 최초의 자백을 들은 후 다음날인 25일 밤늦게 공명선거추진단의 김성호·김인원 부단장과 이준서, 이유미 등과의 5자 회동을 통해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구체적 경위와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6월 24일 있었던 안철수 전 대표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의 면담은, 양자 모두 '조작'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속에서 이뤄졌다는 게 국민의당의 조사 결과다. 김 단장은 "6월 24일 이준서와 안 전 대표 간의 5분 면담에서도 이준서는 '대선 시기 고소·고발된 건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당의 관심이 너무 없어서 서운하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을 뿐, 이유미의 구명이나 고소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게 없음을 안 전 대표와 이준서에게 공통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다만, 이준서는 '안 전 대표와의 면담에서 이유미의 고소 취하 얘기를 했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이유미에게 했다'고 진술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유미가 (자신에 대한) 고소 취하에 관심이 많았고 불안해 해서 이유미를 안심시킬 취지로 '안철수를 만나 얘기했다'고 이유미에게 거짓말을 했노라 (이준서가)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유미 씨가 안 전 대표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안 전 대표가 조작은 물론 이준서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이 씨 관련 언급을 전혀 듣지 못한 상태에서 안 전 대표에게 발송된 것이라고 김 단장은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유미가 6월 25일 안 전 대표에 보낸 문자메시지는 오전 7시 3분에 발송됐고, 안 전 대표가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유선으로 전해들은 시각은 오전 9시 7분경"이라며 "이유미는 최근 1년 동안 총선 무렵인 지난해 3월과 이번 등 3차례 일방적으로 안 전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으나 안 전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씨가 안 전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여수갑 공천 태풍 상황을 좌시하시면 안 된다"는 등 총선 공천에 대한 항의 1건(2016년 3월 21일), 안 전 대표의 카이스트 방문 관련 카이스트 교수들과의 만남 요청 1건(2017년 2월 15일) 등이었고, 지난달 25일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이유미입니다. 어제 이준서와 면담을 했다고 들었는데 제발 고소 일괄 취하를 부탁드린다. 이번 일로 구속까지 된다고 하니 죽고 싶다. 절박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으나 안 전 대표는 "이용주 의원의 전화를 받고서야 (메시지의) 의미를 알게 됐지만 별도 답장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김 단장에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3일에도 입장 표명 없어

한편 안 전 대표는 검찰이나 당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확정된 이후에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져, 진상조사단 발표가 있었던 이날 입장을 낼지 관심이 모였으나 이날 중에는 입장 발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당 자체 진상조사를 위해 김 단장과 전날 만난 자리에서 "대단히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국민과 당에 죄송한 일이 발생했다. 검찰에서 철저하게 진상이 밝혀져서 하나도 남김 없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의 직접 입장 표명은 검찰이 이날 이준서·김성호·김인원 등 사건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자체 진상 조사는 이날 김 단장의 공식 발표를 끝으로 마무리된 상태다. 김 단장은 안 전 대표와 박 전 대표 등 총 13명의 관련자에 대해 대면 및 전화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유미 씨에 대한 구치소 접견은 "또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 때문에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국민의당의 자체 조사 결과가 검찰에 의해 뒤집힐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조작을 지시한 적 없다. 윗선에서 지시한 것 없다"며 "저도 조작 사실을 몰랐고, 그에 따른 어떠한 압력도 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전 수석부단장도 검찰 청사 앞에서 "이준서·이유미 자체를 모른다. 모르는 사람과 무슨 조작을 하겠나"라며 "공명선거추진단 내에서는 최선의 검증을 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원 전 부단장도 이날 오후 검찰에 출석하면서 "미리 (조작) 사실을 알았다면 발표를 했겠느냐"며 "당연히 사실로 알았고, 지금도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단장은 "결과적으로 부실했지만 (검증에) 최선을 다했다"며 "사실이 아닌 것이 발표돼 드릴 말씀이 없다. 송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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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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