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정두언-신건 커넥션' 주장…여권 암투 '점입가경'

"정과 가까운 김유환 실장이 야당에 자료 제공"… 정두언ㆍ신건 "사실무근"

한나라당 친박계 이성헌 의원이 11일 "영포회의 인사 개입 문제와 관련해 국무총리실 김유환 정무실장이 국정원장을 지낸 민주당 신건 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관련 '대전 충남 충북권 비전발표회'에 앞서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여권에서 야당에 제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의원이 '여권 제보자'로 김 실장을 지목한 것이다.

이 의원은 "김 실장은 정두언 의원과 아주 가까운 사이이며 대선 이후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다 국정원 주요 보직에 들어가지 못하자 총리실에 복귀했다"며 "정 의원은 자료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해석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영포라인-선진국민연대와 한나라당 친이 주류의 권력투쟁 '기폭제'와 관련해 정 의원 배후설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어 "김 실장은 국정원에 있을 때 요직을 거쳤으며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악성 음해 문건을 만든 팀에 관여했던 인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야당이 (김 실장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영포회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거론된 사실 관계(김유환-신건의 커넥션)를 통해 정확한 내용과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김 실장에 대해서도 "정부기관 사람이 야당에 자료를 던져 준 뒤 쟁점화시키고 정국을 어렵게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고, 친이계 내부 권력투쟁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도 권력싸움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두언·김유환-신건 커넥션'을 주장한 이 의원의 말이 사실일 경우 파장은 커질 수 있다. 여권 내 권력 투쟁의 우위를 위해 야당 의원까지 끌어들였다는 비난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내가 야당에 제보했다는 항간의 주장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밝혀왔다. 제보를 받은 인물로 지목당한 민주당의 신건 의원도 "이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의원으로부터 정보 유출의 주역으로 지목받은 김유환 실장은, 국정원 근무 당시 한나라당 대선경선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자료를 유출했다는 공격을 친박계로부터 받았던 인물이다.

또한 총리실 입성 당시에도 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친이계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와 TK친이계의 견제가 적지 않았었다. 친박계는 한 발 빠져있던 여권 내 권력투쟁 양상이 한층 더 다층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