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김천 주민들이 극우단체의 행진을 막기 위해 마을 앞 도로에 기도회를 열고, 평화를 기원했다.
27일 오후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는 100m 거리를 두고 두 개의 다른 집회가 열렸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서북청년단', '엄마부대' 등이 소성리보건소 앞 도로에서 사드 찬성집회를 여는 동안, 성주,김천 주민들은 마을회관 입구에서 사드반대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합동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모인 극우단체 회원 200여명은 양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드를 즉각 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 곳의 종북 좌익세력들을 모조리 쳐죽여야한다"는 막말도 어김없이 쏟아냈다. 이들은 앞서 22일 첫 대규모 집회에서도 마을을 돌아다니며 혼자 있는 주민을 향해 "빨갱이", "죽어야한다"는 위협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주민들은 이들 단체에 대응하지 않겠다면서도 주민들을 모욕하거나 불법적인 일을 벌이는 데에는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성주·김천 주민, 사드반대 활동가 등 200여명은 이들의 접근을 막아서며 회관 앞 도로에서 원불교·천주교·기독교 합동 기도회를 열고, 행진을 원천 차단했고, 2시간가량의 대치 끝에 사드 찬성측이 돌아가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을 사이에 두고 양측간의 고성과 욕설, 신경전이 오고갔다. 경찰 100여명을 사이에 두고 태극기와 사드반대 깃발이 휘날렸다. 한 30대 극우단체 회원은 "정식으로 신고한 집회와 행진을 못 가게 막는게 말이 되느냐"며 "종북 경찰들은 당장 길을 열어라"고 소리질렀다. 이에 강현욱 원불교 교무는 "언제부터 마을을 유린하는 것이 집회,행진이었냐"며 "못 열어준다"고 맞섰다.
앞서 소성리 주민들은 경찰에 극우단체가 예고한 마을회관 건너편 도로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를 요청했다. 경찰은 당초 예고된 마을회관에서 보건소 앞 도로로 집회 장소를 옮기고, 집회신고된 100명만 마을을 통과하는 행진을 허용했다.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인 셈이다. 또 경찰병력 15개 중대 1000명을 마을회관을 비롯해 곳곳에 배치하고, 주민들을 보호했다.
성주 초전면 소성리 주민 문영희(61)씨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번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 마을 주민들을 빨갱이로, 거짓말을 하는 저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천 월명리 박점순(59)씨도 "사드 반대하는 마을에 굳이 찾아와 욕설하고 모욕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서 "마을을 지나치게 해선 안 된다. 경찰도 저들의 집회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북청년단을 비롯해 일부 극우단체는 지난 18일부터 소성리 인근에서 사드 찬성집회를 열고 있다. 22일에는 전국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첫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특히 이날 집회 후 일부 회원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다 혼자 밭 일을 하던 부녀회장 임모(64)씨를 향해 "빨갱이"라고 비난했고, 심지어 남성 두 명은 임씨 앞에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성주·김천 주민 40여명은 서주석 국방부차관과 1시간3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 관계자가 주민들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서 차관은 사드배치과정 진상조사 전면공개와 주민참여 보장, 주민들과의 지속적 대화, 책임자 처벌 등을 약속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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