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최초 보도로 알려진 국무총리실의 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미행의 주도자가 사건 발생 두 달 뒤 종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영전된 사실이 7일 확인됐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근무 7개월을 발판으로 서울로 입성한 셈이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배정근 위원장을 미행하던 차량의 탑승자 중 하나였던 한모 경정은 포항고등학교, 경찰대 출신이다. 포항북부경찰서 출신인 한모 경정은 지난해 7월 국무총리실로 파견을 나왔다가, 지난 2월 종로서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배 위원장을 미행하다 신원이 들통 난 지 두달 만의 인사발령이었다.
한 씨가 수사과장을 맡아 옮겨간 종로서는 서울 도심을 책임지는 경찰서로 전국 경찰서 가운데서도 핵심 요직이다.
이런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하는 파견자 33명 가운데 무려 11명이 경찰이다. 지난해 10월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 가운데 2명이 포항 출신이었다. 한모 경정은 그 중 한 명이었던 것.
배정근 위원장을 미행한 경위에 대해 한모 경정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송추 유원지 부근에서 고위공무원들이 평일 대낮에 골프를 치고 도박을 한다는 제보를 입수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던 중 고위공직자로 보이는 배 씨를 발견하고 우연히 미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씨는 "본래 공직자 외에는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지 않았고, 노동 쪽을 담당하는 팀은 따로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배 위원장의 신원은)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총리실의 해명과는 다른 설명이다. 총리실은 <프레시안> 보도에 대한 해명 자료에서 "공공기관 직원인 배 씨가 근무 시간 중에 골프를 친다는 제보가 있어 이를 확인한 것일 뿐 민간인 불법 사찰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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