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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위헌 소지 크다

[기고] 사드철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첫 걸음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영토보전과 군사주권 제약

사드 배치의 근거로서 흔히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명분으로 내세워진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4조는 "상호적 합의에 의해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비(配備)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 휴전 직후인 1954년 10월에 체결된 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주한미군이 대한민국의 영토와 영해 그리고 영공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미국의 의사에 따라 자의적으로 한국에 자국의 군대를 진입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호성이 결여된 불평등 조약이다. 이는 자주국가로서의 우리나라의 영토보전 원칙과 군사 주권을 현저하게 제약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헌의 소지가 크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전쟁 휴전 직후라는 '특수 상황'에서 체결된 것으로서 이미 60년도 더 지났다. 지금 환수해야 할 것은 비단 전작권만이 아니다. 마땅히 군사주권도 환수해야 하며, 영토보전의 원칙은 견지되어야 한다.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개정은 그 첫걸음이다.

분단, 분열되어서는 '나라다운 나라' 될 수 없다

촛불에 의해 박근혜가 탄핵되고 새 민주정부가 출범했건만, 시대착오적인 '종북 놀음'은 여전히 강력하다. 북한과 대화와 교류를 주장하는 그 어떠한 주장도 이 땅에서는 모두 주사파요, 종북으로 치부된다. 두말할 것도 없이 보수, 아니 극우로 완전히 기울어진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형(地形) 때문이다. 국방안보와 외교 분야를 비롯하여 학계, 언론계 등 본래 미국에 뿌리 깊게 경도된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9년 간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물론 여기에 3대 세습을 비롯해 거듭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이 보여준 각종 비정상적 행태가 주요한 요인으로 결합됐다. 이는 국민 감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했고, 정권은 이를 빌미로 극우적 사회분위기를 선동하고 조성했다.

잘 알려진 바처럼, 북한의 집요한 핵실험은 미국에 대해 자신의 체제 보장을 요구하는 위협 수단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보유 시도는 미국에 대한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자신의 체제 존속을 위한 대내 선전용이라는 측면 역시 강하다.

현재 김정은 체제는 단 한 명의 외국 정상과도 회담을 진행하지 못했을 정도로 국제사회에서 철저한 고립무원의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은 이른바 '영도력'을 과시함으로써 체제유지를 도모하려는 안간힘이다.

두려워 말라. 두려워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이제 분단과 분열을 지양하고 통일과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통일이 돼야만 비로소 미국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해서도 자주적인 국가로 설 수 있고 "결코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도 마침내 넘어설 수 있다. 반대로 우리 한반도가 오늘처럼 분단, 분열되어서는 진정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 어렵고, 동시에 정상적인 국가로 발전하기 어렵다.

박근혜의 공허한 이른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든,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이든 모두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하는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인 정책이었다. 이렇듯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잘못된 정책은 전환되어야 한다.

북한이 스스로 붕괴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로써 입증되었다. 이제 공존과 평화를 전제로 한 새로운 한반도 통일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북한도 핵개발이 체제보장의 만능키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드시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그리해 북한의 핵동결과 완전한 핵 포기를 전제로 하는 북한과 미국 간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대립과 갈등의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한다. 다만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이 극심한 상황을 감안해 이 북미 평화협정 체제를 남한이 당사자로 참여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공동으로 보증하거나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즉 다자간 안전보장협정이 필요하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 반드시 도래한다. 이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실현 가능한 일부터 착실하고 구체적으로 시작해나가야 한다. 우선 북한이 지금도 보여주고 있는 남한에 대한 적대적 태도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새 정부 출범 한 달에 미사일 발사를 4번이나 하는 식으로 모든 일을 전쟁하듯, 게임하듯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과대평가를 극복해야 한다. 커다란 역사적 추세에서 볼 때, 미국의 쇠퇴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며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것 자체가 그 분명한 징조다. 두려워 말라. 유일하게 두려워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사드 철회,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여는 첫 걸음이다

사드는 한반도가 과연 대립과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과 평화로 갈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첫 시험대다.
사드는 평화를 파괴하고 갈등을 극대화하는 군산복합체의 탐욕의 상징으로서 구시대 냉전적 사고의 마지막 유산이다. 지금 이 땅의 평화를 결정적으로 위협하고 분열을 조장하며 심각한 안보와 경제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사드의 철회는 바야흐로 시대와 민족의 분명한 요구이다.

사드 철회, 그것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우리의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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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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