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다만 총선 결선 투표율이 지난 1차 투표율과 마찬가지로 50%를 밑돌아 마크롱과 여당이 과대 대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프랑스의 국제 뉴스 채널인 '프랑스 24'는 개표 결과 앙마르슈가 전체 577석 가운데 350석을 차지해 국회 다수당이 됐다고 보도했다. 창당 1년 만에 대통령과 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성과를 낸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 직전 집권당이었던 중도 좌파 사회당은 29석으로 쪼그라들면서 존폐 위기를 맞게 됐다. 사회당 대표인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는 선거 발표 직후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제1야당은 보수 정당인 공화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공화당과 민주독립연합(UDI)는 각각 118석, 13석을 차지해 야당 내 최대 세력을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 의회에서 차지했던 200석과 비교했을 때 한참 떨어지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과 대선 결선 투표를 벌였던 극우 정당의 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에냉 보몽 지역에서 약 5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또 현행 2석이었던 국민전선 의석은 이번 선거를 통해 8석으로 늘어났다. 이에 르펜 대표가 이번 선거의 또다른 승자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극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은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역시 마르세유 지역에서 당선됐다. 앵수미즈는 이번 총선에서 총 17명의 의원을 의회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앙마르슈가 의회까지 장악하면서 노동 개혁을 비롯한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 의제를 밀어붙일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이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선 투표율이 1차 투표율 48.71% 보다도 낮은 43% 안팎으로 집계되면서 정권이 정당성 공격을 받을 여지가 커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멜랑숑 대표는 이번 낮은 투표율에 대해 "국민들이 낮은 투표율을 통해 일종의 총파업을 한 것"이라면서 "다수당이 됐다고 해서 노동법을 파괴할 수 있는 정당성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향후 대여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프랑스의 최대 노동조합인 민주노동총동맹(CFDT) 역시 마크롱 대통령과 여당이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한 노동 개혁에 착수할 경우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혀 향후 프랑스 정국이 노동 의제를 둘러싸고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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