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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군사 제국, 소련의 전철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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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군사 제국, 소련의 전철 밟고 있다

[찰머스 존슨 '오바마의 제국']<上> 부시 때보다 많은 국방 예산

월계관을 쓴 오바마.

흡사 로마제국의 황제를 연상케 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초상화가 영국 시사월간지 <뉴스테이츠맨> 최신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오바마의 제국'이란 커버스토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도 변화하지 않는 미국 대외정책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 잡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공식적으로 46개국에 900여 개 군사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여기에 약 19만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파견된 인원 및 비공식 인원을 더하게 되면 약 29만3000명의 미군이 전 세계에 배치돼 있다. 그리고 규모는 여전히 팽창 중이다.

미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 찰머스 존슨은 최근 '우리 제국을 청산해야하는 3가지 이유와 그 10단계 방법'이란 글에서 이러한 미국의 팽창주의를 '제국주의'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제적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해외 주둔군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조속히 미국의 제국적 특성을 청산하지 않으면 미국은 소련처럼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찰머스 존슨은 △미국은 경제적으로 더 이상 팽창주의를 감당해 낼 수 없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실패하고, 결국 그것은 미국 경제를 파탄 낼 것이며 △세계 곳곳에서 미군들이 성폭행 등 수치스러운 범죄를 저지르면서 명예를 더럽히고 있기 때문에 제국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방주의적인 대외관계를 고집한 미국이 과거의 관성으로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일어난다며, 그 결과 미국은 현재 자신의 능력과 국제 흐름에 맞지 않는 글로벌 헤게모니에 집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교수가 밝히는 '미국 제국이 청산돼야 하는 3가지 이유'를 세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원문은 지난달 30일 미국의 정치웹진 <톰 디스패치>에 게재됐다.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한 <블로우백>의 저자로 유명한 찰머스 존슨은 동아시아 연구로도 명성을 날렸고, 현재 일본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원문 바로 가기)

▲ 존슨 교수는 부시 정부의 실책을 오바마 정부가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뉴시스

제국을 청산해야하는 3가지 이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 정책이 아무리 야침찬 것일지라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단 하나의 문제 때문에 그의 개혁은 무너질 수 있다.

360킬로그램짜리 고릴라가 집 안방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국제관계에서 제국주의와 군사주의에 대한 의존, 그리고 전세계에 산재된 미군 기지가 그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비대해진 군부의 기득권 세력들과 예산 낭비 문제를 다루지 못함으로써 제국주의적 팽창과 영구적인 전쟁, 그리고 경제적 파산이라는 궤멸적인 결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소련 처럼 붕괴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08년 미 제국은 40개국이 넘는 나라와 해외 미국 영토에 있는 865개의 미군 기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현재 미국은 해외 46개국에 19만 명의 병사를 주둔시키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8년 3월 말을 기준으로 9만9295명이 미군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미군 4만9364명, 미군 가족 4만5753명, 군속 4178명)

해외 미군은 미국의 국방을 위해 있는 게 아니다. 그 미군들은 미국이 수많은 나라들과 겪고 있는 갈등의 주된 요소다. 또한 이들을 유지하는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포린폴리시인포커스>(www.fpif.org)의 분석가 애니타 댄스(Anita Dancs)에 따르면 미국은 이 기지들을 유지하는데 매년 2500억 달러나 쓰고 있다. 목적은 한 하나, 가능한 많은 나라들에 헤게모니(통치 혹은 지배)를 행사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지금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영국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소련이나 2차 대전 패전국들처럼 불필요하고, 감당할 수 없는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1945년부터 시작된 영국의 결단에서 중요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영국은 제국을 해체했는데, 그것은 독일이나 일본처럼 패전에 의해 강제적으로 한 게 아니었고 ,프랑스나 네덜란드처럼 식민지 주민과의 갈등에 의한 것도 아니었다. 영국은 비교적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다.

1. 더 이상 전후 팽창주의를 감당해 낼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후 새 내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군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3월 12일 오바마는 국방대학교 연설에서 "실수해선 안 된다. 미국은 군사적 지배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방력을 가질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5월 22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는 "우리는 미국의 군사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고, 세계가 일찍이 보지 못한 최고의 전투력을 이어가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미국이 더이상 글로벌 헤게모니 국가가 아니며, 헤게모니 국가인 척 하는 것은 재앙을 부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주목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정치학자들은 미국의 경제가 쇠약해서 더 이상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제국주의의 역사를 보면, 이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한 과거 제국들 역시 자신의 지위를 더 이상 지키지 못했었다.

<승리를 위해 죽다 : 자살테러의 전략적 논리>란 중요한 책을 쓴 시카고대학의 로버트 페이프(Robert Pape)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쇠퇴의 길에 놓여 있다. 미국은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힌 꼴이 된 이라크 전쟁, 커져만 가는 정부 부채, 증가하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와 내부 경제의 취약점 등에 직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지식과 기술이 빠르게 확산돼 가는 현실에서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 문제가 계속 된다면, 앞으로 우리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부시 시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 군사제국에 있어 어리석은 부분은 분명 있다. 파산 분야 변호사인 제이 바(Jay Barr)는 통찰력 있는 분석을 통해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낸다.

"청산을 하든지 재편을 하든지, 파산 보호를 희망하는 채무자는 채권자들에게 향후 부채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지출 내역을 제공해야만 한다.

파산을 신청한 한 사람을 가정해 보자. 그는 전 세계에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737개의 해외 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만약 그가 값이 꽤 나가는 해외 기지의 부동산 등 전체 자산을 정리해 채권자의 신뢰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청산할 수 없다.

미국은 현재 자신의 파산상태에 대해 전혀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신 급작하게 쇠퇴하는 자신의 경제상태를 무시하고, 지불 불능 상태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을 뿐 있다.

닉 터스(Nick Turse)는 <복합체: 군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는가>에서 "만약 우리가 인도양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미군 기지를 팔게 되면 26억 달러를 확보하게 되고,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를 팔게 되면 22억 달러를 벌게 된다"고 계산한 바 있다.

청산과 축소를 거부하고 있는 우리는 결국 뼈아픈 역사적 실패를 만들어 낼 것이다. 미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티머시 가이트너는 베이징대 연설에서 학생들에게 "미국에 투자된 중국의 자산은 매우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은 그의 말에 크게 웃었다고 한다.

▲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지난 6월 1일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가이트너 장관은 학생들의 비웃음을 샀다. ⓒ로이터=뉴시스

미 예산국(OMB)은 지난 5월 "미국은 2010년에 적어도 1조750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떠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는 6400억 달러의 국방 예산과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엄청난 전쟁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향후 미국의 미래 세대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제국주의적 모험 때문에 지불해야 할 돈은 엄청나다. 이는 현재 미국 GDP의 13%에 해당한다. 유로화 지역으로 편입을 희망하는 유럽 국가들이 충족시켜야 하는 'GDP 대비 부채 비율 3%' 기준은 여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오바마 대통령은 국방 예산에서 고작 88억 달러만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거기에는 F-22 전투기를 사지 않기 때문에 남는 돈이 포함된다. 사실 내년 국방부 예산은 부시 대통령 시절보다 더 커질 예정이다. 만약 예산을 보전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과감히 국방 예산을 깎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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