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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열린우리당과 똑같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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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열린우리당과 똑같이 가고 있다"

[분석] 당청 갈등-신구 갈등-권력 투쟁…한나라당 쿠오 바디스?

지방선거 이후 여권 내 쇄신 논쟁의 폭과 깊이가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간 힘겨루기 양상과 닮은 꼴이라는 이야기가 한나라당 안팎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한나라당 소장 쇄신파는 핵심을 '청와대 참모 개편'에 두고 있다. 인적쇄신이 있어야 국정기조가 전환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친박계와 당내 보수파 일부가 이들의 최대 우군이다.

반면 "쇄신을 해도 폭을 좁혀서", "하더라도 7.28 재보선 이후" 식으로 맞서고 있는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원래부터 보수적 인사스타일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있다.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도 민본21등 개혁파에 대한 생래적 반감 등으로 '친위파'로 나서고 있다.

침묵하고 있는 이 대통령을 중심에 놓고 어지럽게 공방이 오가는 여권내 쇄신논쟁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권력투쟁 아니다" vs "부인할 순 없다"

▲ 여권 내에선 이 대통령 의중에 대한 '진실게임'과 '해석투쟁'이 치열하다ⓒ청와대

중진 의원들은 말을 아끼지만 지방선거 이후 무게감이 더해진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쇄신파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세종시 총리'로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정운찬 총리마저도 가세하고 나섰다.

결국 집권 중반기 이후 발생하는 권력투쟁 양상이 이명박 정부 내에서도 연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쇄신파의 선두에 서 있는 김성식 의원은 "권력투쟁으로 몰고가는 사람이 권력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현 상황을 뻔한 권력암투로 몰아가 죽도 밥도 안 되게 만들려는 것이 청와대 일부 참모의 의도라는 주장.

'초선의원 연판장'에 서명한 한 보수파 의원은 "민본21 등의 주장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연판장의 문제의식은 공감한다"면서 "어떻게 권력투쟁의 성격이 없겠냐"고 말했다.

개혁적 성향의 중진인 남경필 의원은 "권력게임이라기 보다는 노선에 대한 치열한 토론 쪽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도 "권력의 속성상 권력투쟁 양상으로 전화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리해보자면, 논쟁 주체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번 사태가 권력투쟁의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을 피해나가기는 어렵다는 말이 된다. 권력투쟁의 성격이 짙어질수록 논쟁은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 의중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겠나"

한나라당 내 중진 의원 일부가 "계파 화합이 우선"이라는 '지당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여권 내 현 갈등은 친이-친박 간 고질적 충돌과는 거리가 멀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어떤 정권이든 구주류-신주류의 갈등이 있지 않았냐"면서 "김대중 정권 때도 권노갑을 대표로 하는 구주류와 박지원을 축으로 하는 신주류가 있었고 노무현 정부 때도 후반기에는 관료-청와대 참모 그룹이 신주류가 돼서 당과 각을 세웠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내 쇄신파가 청와대 일부 참모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 현실이 박 대표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박 대표는 "지금 한나라당 쇄신파들이 정권 창출에 공이 있다하더라도 현재는 일부 참모그룹들이 대통령과 밀착도가 훨씬 더 높다고 봐야 한다. 당연한 이치다"고 말했다.

11일 쇄신파 회동 이후 김성식 의원은 "청와대 참모들의 '비틀기'에 대한 불만이 꽤 많이 나왔고, '앞으로 더 노골적으로 나가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면 정면 대응해버리자'는 분위기도 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의 '비틀기'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지근거리에서 파악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수도 있다. "청와대 못 들어가 본 지 오래됐다"는 소장파들이 "대통령의 진짜 의중은 그게 아니다"고 말해봤자 먹혀들겠냐는 것.

MB가 '쇄신 No' 한다면? 그 이후에는?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쇄신파가 쉽사리 칼을 집어넣을 것 같진 않다. '연판장' 서명 인원은 51명으로 늘어났다. 김성식 의원은 "연락책을 11명으로 늘렸고 주말 동안 논의 의제를 정리해 15일에 다시 전체 모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친이 신주류-구주류 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던데 그러면 나는 뭐냐"고 항변했다. 일부 친이직계와 친박계가 손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쇄신파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에도 일부 이탈자가 생기겠지만 '해산'식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힘겨루기가 '청심(靑心)획득' 여부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으로 치달을 경우 여권은 다원적 핵분열을 피할 수 없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지금 이른바 MB직계 의원들이 '무계파'를 주장하고 나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른바 친이에서 중간지대로, 그 이후에 일부는 친박으로 또 다른 일부는 다른 쪽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열린우리당도 탄핵 파동 직후 원내과반 제1당으로 기세를 높일때는 모두가 '친노'였다. 연판장에 이름은 올렸지만 보수적 성향의 한 의원은 "가만히 보면 우리 당이 열린우리당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무서울 정도로 똑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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