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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지자체, 일본인 묘 참배·기모노 체험으로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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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지자체, 일본인 묘 참배·기모노 체험으로 돈벌이?

[언론 네트워크] 일제·친일미화 논란…"몰역사적 관광사업 즉각 중단하라"

대구경북 지자체의 관광사업을 둘러싸고 '일제·친일미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일 강제병합을 홍보하기 위한 순종의 굴욕적인 어가(御駕)행렬을 동상과 공원 등으로 복원하는가하면, 식량수탈에 동원된 일본인의 묘를 만들어 매년 추모제와 참배를 하고,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거리를 재현해 기모노(일본 전통의상)를 입는 체험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의 한국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식민사관'을 바탕으로 아픈 역사를 돈벌이에 이용해 역사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지부장 오홍석)는 "대구경북 지자체들의 일제강점기 당시를 주요 배경으로 한 관광사업들이 식민사관에 입각해 일제를 미화하는 등 심각하게 역사를 왜곡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 대구 중구 달성공원 앞 순종 황제 동상(상), 대구중구청의 순종어가길 사업(하). ⓒ대구중구청 홈페이지

논란에 휩싸인 TK 지자체 관광사업은 대구 중구의 순종황제어가길 조성, 대구 수성구의 수성못 미즈사키 린타로 추모제, 경북 포항시의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등 3개다. 모두 일제강점기가 배경이다.

'순종황제어가길'은 대구 중구청(구청장 윤순영)이 2013년에 시작해 올 4월에 마무리한 국·시비 70억원짜리 사업이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이 1909년 남순행로 중 대구를 다녀간 게 모티브다. 수창동과 인교동 2.1km에 쌈지공원, 역사갤러리, 역사거리를 조성하고 달성공원 앞에 순종 동상도 세웠다. 하지만 순종 행렬 자체가 자의적 결정이 아닌 조선 초대통감 이토 히로부미 강요에 의한 것이며 조선 독립 의병들을 억눌러 한일 강제합병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역사학계의 비판을 사고 있다.

▲ 수성못 미즈사키 린타로 추모식서 발언 중인 이진훈 구청장. ⓒ대구수성구 홈페이지

▲ 미즈사키 묘에 헌화 중인 이진훈 구청장. ⓒ대구수성구청 홈페이지

수성못 미즈사키 린타로 추모제도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구청장 이진훈)은 일제 당시 수성못 축조를 주도한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를 추모하기 위해 미즈사키 고향 일본 기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수성못 미즈사키 묘에서 1999년부터 매년 추모제를 열고 있다. 올해 4월에도 이 구청장은 참배와 헌화로 그를 기렸다. 그러나 조선총독부와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쌀 식량 수탈을 목적으로 미즈사키와 친일 귀족 조선인 5명에게 지시해 1927년 농업용 저수지로 지은 곳이 바로 수성못이다.

포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포항시는 2010년부터 3년간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53-1에 예산 85억원을 들여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를 조성했다. 일본인들이 조선으로 건너와 살았던 어촌 마을을 모티브로 457m 거리에 일본가옥 30동과 당시 요리집과 찻집 등을 복원했다. 그러나 구룡포는 동해안의 풍족한 어류를 일제가 수탈하기 위한 어업 전진기지화의 피해지다. 그럼에도 포항시는 근대거리 안내판에 이곳을 전설에 나오는 이상향의 나라 '엘도라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근대거리 내 한 카페는 일본 전통복 기모노와 유카타를 대여해주고 근대문화를 체험하자고 홍보하고 있다.

▲ 포항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포항시청 홈페이지

▲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기모노 대여 홍보. ⓒ'꿀팁특공대' 페이스북 페이지

이정찬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어가길이나 미즈사키 추모제, 근대거리 모두 식민사관에 입각해 진행된 사업"이라며 "일제에 피해를 입은 민족의 아픈 역사는 사라지고 강제병합과 수탈을 홍보하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몰역사적 관광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된 고증을 거쳐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민구 수성구의원은 "치욕의 역사를 숨긴 채 장사만 하고 있다. 슬며시 넘어가선 안된다.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은 순종 동상 인근에 곧 역사계 비판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반면 수성구와 포항시 관계자는 각각 "우리만의 고증을 거쳤다", "시각차다. 역사 왜곡은 없다"고 해명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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